[김병우] 예상 외의 특이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곡이다. 일렉트로닉 팝을 표방한다고 이야기하자니 초반부의 두터운 멜로디라인이나 감정선을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알앤비 특유의 잇단음 표현이 두드러지는 후반에도 특유의 정직한 리듬 짚기가 가득한 전반부의 구조가 오롯하게 떠오른다. 그렇다면 이 곡은 그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곡이라고 표현해야할까? 하지만, 그런 표현은 이 곡이 후반부에서 들려주는 특유의 흡입력을 되려 폄하하는 일이 될 테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기운을 한꺼번에 받은 기세가 역력하니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곡은 자신의 목소리를 잘 들려주었나? 확실히 대답할 수 있다. 이 곡은 자신의 목소리를 꽤 선명하게 들려준다.  ★★★

[김성환] 싱어송라이터 스스로빛나는달의 첫 번째 공식 발표 싱글. 2018년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커버곡 영상들을 직접 찍어서 올렸고, 사운드클라우드 계정도 운영한다는 것 외에는 그녀에 대한 다른 정보는 찾지 못했다.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에서는 다른 창작곡인 「인형놀이」의 라이브 영상과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 어쨌든, 팝적인 기반 위에서 퓨전 사운드부터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다양한 음악적 영향 속에서 자신의 작곡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느낌을 영상과 커버 트랙으로부터 받았다.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공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공개한 이 트랙은 미디와 사운드 패드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꽤나 빈티지하며 부드러운 일렉트로닉-신스팝 사운드를 펼쳐내고 있다. 사실 편곡의 형식미에서 아직은 습작같은 인상이 들긴 하지만, 그녀의 음악에서 주목해 볼 부분은 바로 가사와 멜로디의 힘이다. ‘소유하지 못해도 간직할 수 있는 사랑의 힘’을 노래하는 사색적 가사의 정갈한 매력과 유연한 멜로디의 기승전결이 갖는 장점이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약간의 오토튠 활용이 된 느낌의 보컬도 자신이 구축한 부드러운 사운드와 나름 잘 어울리는 섬세함이 느껴진다. 스스로빛나는달의 음악이 어떻게 이어질 지 궁금함이 더 많지만, 그 첫 발걸음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열심히] 청량감을 더하는 하우스 장르의 전형들을 적절한 타이밍에서 보상감을 줄 수 있게 배치하여 끌고 가는 일렉트로 팝 트랙입니다. 짙은 감성을 머금은 보컬과의 조화도 이채로운데, 상대적으로 사운드 밸런싱에서의 디테일이 헐거운 경향이 있어서 보컬의 타이밍이나, 존재감이 조금씩 밀리거나 붕 뜨게 느껴질 때들이 있습니다. 몇몇 이펙트는 그 빈도를 줄이고 비트 라인을 조금 더 돋보이게 짰으면 곡이 지닌 강점들이 더 잘 도드라졌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다듬어진다면 좋은 보컬과 적절한 팝적인 접근이라는 강점이 더욱 빛날 수 있지 않을까 싶는, 그런 가능성을 선보인 첫 곡입니다. ★★★

[차유정] 나긋하고 환상적인 제목과 상반된 이상한 박력이 곡을 지배한다. 아름다운 서사에는 조용한 매듭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반기를 들고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측면이 느껴져 미소를 짓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