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장구 소리를 반복적인 하우스 스타일의 댄스 비트에 맞춰 나란히 배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독특한 질감이 완성됩니다. 간결하게 반복되는 비트 위에서 장구가 필업과 변주를 더해가며 차근차근 서사를 빌드업하는 전개인데요. 이러한 시도가 전혀 다른 두 스타일의 단순 물리적 결합이 아닌, 장구로부터 비롯되는 타감의 복합적인 변주를 댄서블한 장르 음악 안에서 유기적으로 어우러지게 하려는 분명한 목적 하에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그 결과는 꽤나 멋진데요. 자칫 단순할 뻔했던 속도감에 역동적이면서 세세한 디테일을 끌어올리는 장구 연주가 더해지며, 박진감 넘치면서도 그루브가 살아있는 독특한 댄스 트랙이 되었습니다. ★★★★

[차유정] 스피드와 비트를 앞에 내세우면서 서서히 깔리는 묵시록적인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좀더 유심하게 들어야 할 것 같다. 시원한 비트를 생성하는게 아니라, 서서히 일렁이는 고요함에 보다 신경 쓴 흔적이 느껴진다. 90년대 감성과 지금 시점 사이의 어디쯤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내면에 가지고 있는 곧이 곧대로의 속도감에 대한 성찰이라는 느낌도 들어 약간은 기분이 숙연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