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엇갈리는 패턴의 리듬 라인과 퓨처 스타일의 강한 인상을 지닌 사운드로 진성과 팔세토를 오가는 가창에 극적인 연출을 배가 합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기보다는 후렴구 역할을 하는 구절을 앞뒤로 순간의 인상이 분절되듯 연결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는 점에서는 신선한 접근인 반면, 살짝 늘어지는 방식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3분여를 지나며 살짝 늘어질 때 즈음 다소 긴 아웃트로로 구성을 빼는 전개는 그래서 다소 필연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프로듀서로서의 야심과, 이를 드러내는 수단으로서의 (레코딩 기반의) 보컬 퍼포먼스. 두 가지를 어필하는 데에 충실한, 그런 곡입니다. ★★★

[정병욱] 프리 비트를 활용하고도 사운드 클라운드에서 인기몰이를 해 결국 정식 발매까지 했던 그의 곡 「ㅂㄷㅂㄷ」(2019)을 떠오르게 한다. 안정적인 멜로디 작곡과 매력적인 사운드 주조 감각을 갖추고도, 가끔 과하게 밀어붙이는 콘셉트나 구간이 장점을 반감하기도 했던 일부 전작과 달리, 뻔하고 익숙한 요소들을 균형 있고 세련되게 배치하는 노하우가 훌륭하게 녹아들었다. 쓰기에 따라 질릴 법도 한 특유의 점멸을 반복하는 왜곡된 신스 사운드, 튜닝 보컬, 트랩 비트 등의 배치가 오히려 반갑게 곡의 정서와 맞물린다. 곡에 대한 자신감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삽입한 인스트루멘탈 버전 역시 비트만으로 충분한 화사함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