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Review

[2016 상반기결산 #6] 음악이 곧 삶이 되는 그 순간

노선택과소울소스 『Heaven Is Here / Song For Rico』

1,002 / 작성일 : 2016.08.26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3; Volume EP; 레이블 동양표준음향사; 공식사이트 [Click]

빈곤은 절박함을 낳는다. 으레 그렇듯이 국내 마이너 씬을 대표하는 이들의 장르음악들에 유독 힘이 들어가는 것은 그러한 까닭이다. 국내에서 척박하기로 손에 꼽는 자메이카 씬의 어벤져들이 헤쳐 모였다고 했을 때 이를 걱정했다. '우리는 레게다!'라는 선언적 과잉이 덕지덕지 묻어나 일면이 화려한 개개인의 연주를 도리어 방해할까봐에서였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앨범이 플레이되는 내내 연주의 그루브는 물론 밴드가 허락하는 분위기에 동화되지 않을 사람이 없으리라. 이들의 의기투합은 '즉흥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다 진솔하다. 그것은 또한 '작은 공연장에서 원테이크로 녹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다 생동감이 넘친다. 느릿한 춤을 추며 전진하는 정서 위로, 저마다의 연주를 그 누구도 통제하지 못 하고 하려 하지도 않은 채, 악기의 리듬 하나하나가 팔딱팔딱 뛴다.

라이브가 녹음이 되고 음악이 곧 삶이 되는 것이 애초 레게 장르가 견지하는 인생 태도 그 자체인 것이 상기할 때, 김오키 특유의 날카로운 솔로마저 무딘 덩실거림이 되는 본작의 의미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해방과 혁명의 순간은 일순 열리고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