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의해, 팬데믹에 의해 공연장과 멀어진 지 2년이 지났다. 환경은 음악을 즐기는 다른 방법들을 제시하기도 하고, 다양한 음악을 들을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라이브의 갈증이 사라질 수는 없다. 공연장을 찾는 걸음이 아직은 조심스러울 무렵 이 앨범을 들었다. 라이브클럽에서 원테이크로 녹음된 이 앨범이 단순히 라이브의 갈증을 채워준 것 뿐이었다면 나는 연말 결산의 자리를 빌어 이 앨범의 리뷰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섬세한 소리를 담을 수 있는 스튜디오 환경에서 각자의 악기 소리를 담아 뮤지션이 의도한 바에 따라 정교하게 설계된 음악을 선호하는 나에게 있어, ‘라이브클럽에서 원테이크로 레코딩한’ 앨범은 오히려 더욱 조심스럽게 다가서야 할 대상이었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당연히 거칠다. 첫 곡을 시작하는 심벌과 이어지는 베이스, 그리고 익히 아는 보컬 박근홍의 거친 샤우팅이 채우는 공간은 소리만으로도 어둡고 어딘가 끈적한 지하 1층의 라이브 클럽을 연상시킨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곡들은 때때로 거칠고, 4명의 연주만으로는 채우지 못한 소리의 빈 공간들이 종종 생기기도 하지만 기분 좋게 거칠고, 듣기 좋을 만큼의 빈 공간이 있다. 

결국 이 앨범은 음악을 공연장에서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라이브 클럽으로 달려갈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어떤 음악은 ‘듣는’ 행위에 그칠 수 없다는 사실을,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며 ‘경험해야’ 한다는 사실을 타의에 의해 공연을 잃은 다음에서야, 내게 가장 필요한 "구호물품"이 무엇인지 알려주듯 들려주었다. 그러니 이 앨범을 들었다면 꼭 오버필의 라이브를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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