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름도 낯설다. 노래 제목만 봐선 도통 어떤 곡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단 한 소절만 들어도 '아!' 하는 감탄사와 함께 리듬을 타게 만드는 곡이 있다. 당대 가장 잘 나가던 프로듀서 주영훈이 만들었지만 발표 당시엔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사그라진 이 곡은, 아이러니하게도 수십 가지 버전의 비공식 리믹스로 변주되어 클럽과 노래방, 길거리에서 오래오래 울려퍼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90년대 댄스음악임을 알려주는 잘게 쪼개진 비트, 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왜곡음, 마이너 스케일의 유려한 멜로디에 얹어진 파워풀한 보컬의 조합은 이런저런 필요에 의해 재조립되었고, 싼티 난다 말할지언정 우리들의 생활 반경 곳곳에 스며든 보편적인 흥을 꾸준히 만들어냈다. 그것이 「Storm」을 동시대의 다른 히트곡들보다 훨씬 긴 생명력과 무거운 존재감을 지닌 무관의 제왕으로 존재하게 했다.

[Official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