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을 하며 놀던 꼬마였을 때 학원에서 윤상 노래를 부르는 친구가 있었다. 안 보는 척, 안 듣는 척하고 있었지만 그 친구를 통해 우수라든지 고독, 부티 같은 단어가 왜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이 참 달라 보였고 그 어린 나이에도 윤상의 노래가 다른 유행가에 비해 세련됐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제는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지만 「가려진 시간 사이로」를 들으면 그때 그 친구가 많이 떠오른다. 우수에 젖은 눈망울이 어떤 것인지 처음으로 느끼게 해 주었던 그 친구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가려진 시간 사이로」는 곡 자체가 애수로 가득하고 한때는 각별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멀어진 사람이나 장소, 시간 등을 추억하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자주 듣진 않지만 어쩌다 들으면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