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Heaviness 50+5 11위

홀리마쉬 (Holymarsh) 『Infliction ov the Morbid Intention』

1,248 / 작성일 : 2010.04.23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3.12; Volume 2; 레이블 주신프로덕션

Carcass의 『Heartwork』(1993)와 At The Gates의 『Slaughter Of The Soul』(1995)이 1990년대 중반 이후의 헤비메탈, 즉 유러피안 멜로딕데쓰에서 N.W.O.A.H.M에 이르기까지 익스트림 메탈에 끼친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홀리마쉬의 전신격인 디멘시아(Dimentia) 역시 1990년대 후반 이 새로운 사조에 발 빠르게 적응해나간 밴드였다. 1집까지도 이 기운에 빚져보이던 홀리마쉬는 본 앨범에 이르러 질적으로 다른 밴드로 거듭난다. 이는 북유럽의 선배들이 남긴 음악적 성향을 부정했다기보다 고전적 헤비메탈의 요소를 새로운 트랜드 안에서 이끌어내 창조적으로 재조합한 성격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그로울링이나 스크리밍, 클린 보컬이 생략된 순수한 래스핑(Rasping) 보컬을 안정적으로 에워싸고 있는 트윈 기타 연주는 발군이다. 멜로딕 데쓰 장르의 일반적 경향에 비해 훨씬 복고적인 톤으로 주조된 기타는 날카로움 못지않게 Iron Maiden에게서나 들을법한 두툼하고 텁텁한 음색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곡의 구성 역시 변박과 변주를 통한 감정의 고양을 이루는 전형성에서 탈피, 여러 개의 리프를 한 곡 안에 복잡하게 배치하는 식으로 차별을 꾀한다. 여기에 키보드를 대신하여 어쿠스틱 기타를 과감하게 끌어들인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음악적 장치를 통해 밴드는 10년의 세월 속에 경화(硬化)되어버린 장르의 틀을 뛰어 넘는다. 정교한 리듬에 비해 파워가 아쉬운 드럼 프로그래밍이 못내 아쉽지만, 탄탄한 구성미는 물론 홀리마쉬만의 사운드까지 정립했다는 사실을 가릴 수준은 아니다. 이쯤 되면 『Infliction ov the Morbid Intention』는 한국 헤비니스의 역사로만 한정시켜 논하기 안타까울 정도의 완성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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