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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아 #3. 앨범 밖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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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은 제 머릿속에서 같이 굴러가고 있거든요.
단지 표현되는 창작물이 음악이고, 음악의 비중이 훨씬 크고,
현재로서는 가장 즐거운 거죠.”


: 「서울역에서 출발」이 타이틀곡이기도 하고,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이전 앨범도 그렇고 대체로 수록곡들이 고루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국대중음악상에는 「광장」이 함께 올해의 포크 노래 후보로 올라가기도 했고, 저나 정희씨는 「언니」를 제일 좋아해요. 밀아씨가 특별히 애정이 가는 트랙이 있을까요?


: 애정은 사실 뭐, 그냥 흔히 표현으로 열손가락이 다 소중한데요. 좋아하는 것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제일 많이 듣는 곡은 「초여름」이에요. 연습을 제일 많이 하는 곡은 「서울역에서 출발」과 「어른」이고요. 「어른」은 누가 어떻게 듣던 신경 안 쓰고 가장 내 마음대로 만든 곡이에요. 제일 안 듣게 되는 노래는 말씀하신 「언니」예요. 만들고 부른 이의 입장에서 그날의 기분이 다 생각나잖아요. 이전 앨범에서는 「심술꽃잎」(2017)이 그랬어요. 이런 곡과 가사들은 노래로 불러서 떠나보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요. 노래로 훌훌 날려버리면 내가 좀 살 것 같은 거죠. 불러서 많이 덜어내고, 가볍게 만드는 거예요.


: 제가 전에 “단편영화 같다”는 표현을 썼는데, 자연스러운 대화체로 이뤄진 「서울역에서 출발」이나 「언니」 같은 곡이 특히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노래 아니라 영화 역시 너무 좋으면서도, 감정적인 힘듬이나 공감대가 너무 실감나게 다가와서 두 번 보기 힘든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언니」 아웃트로에 「섬집 아기」(1993) 멜로디가 흘러 나오면서 그 힘든 감정을 조금 누그러뜨리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 그 부분도 「언니」 곡 자체가 너무 길어서(5분59초) 고민하다가 결국 제 마음대로 밀어붙인 건데요. 노래 가사처럼 두 사람이 그런 대화를 나누고, 내가 전화를 끊더라도 그 친구는 다시 혼자가 되잖아요. 이럴 때 누군가가 이불을 턱 끝까지 당겨 올려주던가, 잘 자라고 말해주는 마지막 한 번의 포근함 같은 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불 덮어주면서 톡톡 해주는 느낌. 멜로디를 따로 찾은 게 아니라 하다 보니 그냥 뒤에 따라 붙더라고요. 얻어 걸린? 그래서 그냥 썼어요. (웃음) 그래서 길어졌죠. 앨범 피드백 주신 분 중에 어느 선배님이 “왜 그 노래를 한 곡으로 만들었냐?” 하시더라고요. 두 곡으로 했으면 라디오에서도 틀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저는 그냥 싫다 그랬죠. (웃음) 붙어있어서 이야기가 되는 거니까요.


: 밀아씨 가사가 늘 그렇잖아요. 후렴 반복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니까.


: 그 노래를 어떻게 줄이겠어요.


: 그래서 또 생각나는 게 이번 앨범 발매 공연(2020년 11월 28일 1차 오후 공연) 때 가사 실수가 좀 있으셨잖아요 (웃음)


: (웃음) 엄청 많았죠. 난리였죠.


: 공연할 때 가사가 많다는 게 좀 의식이 되시나요? 특별히 어렵다고 느끼거나.


: 가사가 아무리 많아도 가수가 자기 노래 절대 틀리면 안 되는 거죠. 그냥 그건 엄연히 제가 실수한 거니까, 그런 실수하면 안 되는 게 맞고요. 가사 길어도 다 부를 수 있어요.


: 프롬프터 안 쓰시나요?


: 그때는 안 썼는데 지금은 다 외워서 프롬프터 없이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사 길어도 따라 부르시는 분들은 다 따라 부르시더라고요. 저보다 더 정확하게. 앞줄에 앉은 분들이 쳐다봐요. ‘틀렸는데.’ 이런 눈빛으로. 그래서 뜨끔하고. (웃음)


: 가장 많이 듣는 트랙은 「초여름」이라고 하셨어요. 마지막 트랙이기도 하고. 첫 트랙 「서시」가 “오늘의 나를 살 것이라”고 시작한다면 「초여름」은 “내일도 길을 나설 텐가” 물으며 마치잖아요. 초여름이 담고 있는 메시지나 물음이 스스로 음악을 찾아듣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 사실 그 노래를 제일 많이 듣는 개인적 이유는 그냥 사운드가 제일 편안해서예요. 전체 열 곡 중 제일 순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많이 들을 수 있어요. 어차피 다 내 얘기잖아요. 그래서 어떤 곡이든 들으면 그때로 돌아가 생각이 많아지곤 하는데, 「초여름」은 음악 자체가 순하고 부드럽고 하니까 잘 듣는 것 같습니다. 그 곡이 끝에 들어가게 된 것도, 내용적으로 끝에 배치하는 게 맞기도 하지만 실제로 제일 늦게 쓴 곡이기도 해요. 2020년 6월 초에 썼어요.


: 이것저것 상세하게 기록하고 관찰하시잖아요. 그걸 노래에 다 녹여내고. 저는 노랫말에만 집중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작업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생각과 감정으로 묻어난 결과인 것 같아요.


: 그래서 “길을 나설 텐가” 의문으로 끝나잖아요. 앨범은 10번 트랙으로 끝났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 다음 발자국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스스로 물어보고, 대답도 내가 하는 것이랄까요.


: 앨범 밖 이야기를 하자면, 밀아씨 음악을 얘기할 때 주로 가사나 송라이팅에 관해 많이 떠들게 되지만, 사실 노래도 무척 잘하시고, 노래에 맞는 연주도 잘 해요. 평소 퍼포먼스에 대해 지니신 생각이 궁금해요.


: 아티스트라면 창작물을 선보일 때 전반적인 걸 고루 신경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게 직업이라면 직업인데, 이 직업을 오래하기 위해 어떤 의미에서 나아지는 게 있어야 하고, 당연히 능숙해져야 하는 부분도 있고. 오히려 곡 자체 같은 건 엎치락뒤치락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퍼포먼스는 더욱 좋은 것을 해야 맞는 것 같아요. 좋은 공연, 함께하는 뮤지션들과의 합이 좋아지면서 나오는 좋은 사운드, 유연한 공연 진행에 대한 노하우. 이를 위해 더 나아지도록 애쓰고 신경 쓰는 게 당연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를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압박과 무게도 그만큼 깊이 느껴야 하겠죠. 그냥 즐겁고 즐기고 이런 거 외에도 노력하고, 몰입하는 이런 게 즐거운 것도 ‘음악을 한다는 것’의 중요한 일부거든요. 물론 그런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기도 하고, 단번에 몰아붙여서 할 때도 있고. 엉망진창이 되기도 하고. 이런 과정이 다 ‘음악하기’에 포함되는 행위고, 과정이고, 이 일이 주는 미덕 같아요. 앞으로도 되도록 좀 더 열심히 해보고, 가열 차게 하고 그러려고요.


: 음악을 늦게 시작했다고는 하시지만, 일찌감치 예술과 가깝게 성장하셨고, 입시 미술부터 해서 실제 미술 활동도 하시면서 예술이나 작품 활동에 관한 자기만의 철학과 생각이 많이 쌓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지 퍼포먼스에 대한 중요성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예술과 삶을 일원화하려는 태도 같은 게 느껴져요.


: 제가 다닌 미술대학이 나이 많은 언니, 오빠들이 많은 학교였어요. 저는 어리바리한 20살짜리 애였는데 그분들은 벌써 예술과 삶에 관해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때 곁다리로 들은 얘기 중에 마침 “예술이 생과 나란히 간다”는 것이었어요. 당시로서는 그게 대체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 문장을 이해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 이해를 통해 생각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요. 그래서 졸업 이후에 뭐 다른 일을 하면서도 그 문장이 드문드문 계속 떠올랐어요. ‘그게 뭘까’, ‘어떤 경지일까’ 계속 생각했죠. 그런데 조금씩 알게 되는 거 있잖아요. 음악이든, 미술이든 오래 할 수만 있다면(하게 된다면) 삶이랑 나란히 가게 되는 것. 그 두 개가 겹쳐서 예술 자체가 삶이 되는 게 있더라고요. 반대로 그렇게 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기본적으로 인간의 욕구나 욕망중 하나가 결국 더욱더 자신으로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 과정에서 발현된 게 예술이기도 하고. 말하자면 저는 ‘음악’이라는 도구를 쓰면서 ‘더욱더 내 자신이 되어 보자’ 이러면 나중에 결국 그 음악이 제가 되고, 제가 그 음악이 되는 것 같아요.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 전체를 봤을 때 죽기 직전의 내가 제일 나 다울 거잖아요. ‘죽기 직전에 하는 음악이 가장 나랑 가까운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남의 생각, 남의 마음으로 음악을 하거나 삶을 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더 내 것으로 살까’라는 욕망을 가지고 창작을 하면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배어나오는 게 아닐까 싶고. 그러면 삶과 예술이 일치가 되는 경지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물론 지금도 미술을 하지만) 미술을 하다가 음악으로 주 종목을 바꾼 것도 하나의 큰 결심이자 전환점이었을 텐데요. 예술에 대해 똑같은 고민을 하고, 예술을 통해 삶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끝없이 고심하는 여러 사람들 중에, 미술이든 음악이든 장르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어요. 말하자면 나는 지금 이 순간 미술이나 음악을 할 뿐이지, 내일 당장 다른 것을 할 수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좀 더 광범위하게 열어놓는 거죠. 말씀하신 맥락을 들었을 때 밀아씨는 ‘음악’을 확고하게 선택했고, 이것을 계속 할 것이라는 의지가 느껴져서요.


: 제가 다른 인터뷰에서 ‘시스템’이라고 표현한 적 있는데요. 글쓰기를 포함해서, (훈련을 많이 해야 하지만) 음악과 미술은 제 머릿속에서 같이 굴러가고 있거든요. 단지 표현되는 창작물이 음악이고, 음악의 비중이 훨씬 크고, 현재로서는 가장 즐거운 거죠. 그 형태의 창작물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반응해주고, 고맙게도 결과가 나쁘지 않기도 하고요. 명확하게 설명하려고 해본 적이 없어서 설명이 애매하기는 한데요. 이걸 하다가 저걸로 쉽게 돌아가는 그런 건 아니에요. 같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려고요, 그것을 위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고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만약 그림의 형태라고 해도 전혀 다른 내가 나오지도 않을 거고, 분명 음악을 통과한 뭔가가 나올 테고요. 「환란일기」에서 보셨다시피 태도라든지 현재 작업 방식이 표현 방법만 바뀌어서 음악으로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두 가지가 함께 돌아가는 조직을 갖춘 사람. (웃음)


: 전시회 같은 것도 꾸준히 하실 거죠?


: 2집 발매 후에도 했었고, 2019년에는 음악의 언어를 쓰기 이전의 작업들을 모아 전시를 한 번 했었어요. 앞으로도 전시 기회가 되면 당연히 해야죠. 어떤 ‘연구’를 계속 해볼 것 같아요. 최근 제 작업들은 분명히 여러 부분에서 음악적인 사고나 창작 태도가 굉장히 많이 묻어날 거란 말이죠. 음악 스위치를 완전히 끄고, 미술 스위치를 켜고. 이런 건 불가능하고요. 저라는 인간 안에서 상호 어떻게 작용을 할 건지 굉장히 흥미롭게, 제가 저를 관찰해보고 있어요.
 


《언어를 잇다》 (정밀아&정인희, 2019)


: 아까 예전 책들 찾아보시면서 같은 말인데 표현에 따라 색감과 온도가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그렇게 말씀하신 게 신선하게 와 닿더라고요. 만일 미술 위주의 작업을 하실 때면 이 언어들로부터 느끼신 색감과 온도가 작품에 묻어날 것 같아요.


: 네, 아무래도 그렇겠죠. 음악은 결국 귀의 영역이잖아요. 귀로 들어온 감각들. 미술은 재료를 다루는 물성이라든지, 눈으로 보는 부분이 큰 감각들이고요. 그리고 텍스트. 이런 게 다 한 번에 뒤섞여서 나오는 아티스트가 되겠죠. 생각만으로 되게 재밌어요.


: 기대돼요.


: 잘해야 할 텐데. 말만 유창한 거 아닐까 모르겠어요


: 한편으로는 작업과 삶을 대하는 태도라든지 관찰을 세심하게 한다든지. 이런 면모에서 구도자적인 인상을 받기도 하거든요. 예술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운명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마치 내가 할 수밖에 없는 사명처럼. 그런 게 종교적으로 비춰지기도 해요.


: 미대 졸업하고 나면 많이들 헤매거든요. 바로 직장에 가거나 하는 직군이 아니잖아요. 헤매면서 회사도 다니고, 이런저런 거 기웃거리다가 쓸데없는 것도 많이 하고. 저도 그러다가 나중에 남들보다 좀 늦게 ‘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창작으로 먹고사는 사람이구나. 그러라고 내게 주어진 재능이 겨우 이 정도구나’ 한참 후에 깨달았어요. 제가 예술가라서 혹은 유별나서 이런 과정이 있었던 게 아니라 주변에 보면 이리저리 회가 이직하다가 결국 적성에 맞는 걸 찾기도 하고, 창업이나 이것저것 하다가 특정한 분야에서 대성을 이룬 사람도 있고 그렇잖아요. ‘그런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보냈던 것일 뿐인 것 같아요. 그런 후에 마지막에 와서 저를 되짚어보니 어릴 적에 잘 했던 게 예체능이었던 거죠. 만일 제가 일찌감치 음악에 뛰어들었거나 다른 쪽에서 굉장히 열심히 살고 그랬으면 지금보다 부자가 됐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어쨌든 이렇게 돌고 돌아와서 창작이란 걸 하니까 마침내 좀 살겠고, 약간의 구원 같은 느낌도 바야흐로 느끼게 됐어요. 예전에 예술가들이 작업에 몰입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지점들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요. 목격하기도 했고요. 그저 어렴풋이만 알고 있었던 그걸 뒤늦게 도착한 이 창작 영역에서 느끼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어요. ‘이거 아니면 뭐하겠어. 기왕 하게 된 거 미쳐보자.’ 이런 마음이 있었고 그래서 더 집중하는 거고요. 한 가지에 미쳐보는 그런 희열이 좋잖아요. 말씀하신 종교적인 자세나 구도자의 태도도 은연중에 분명 있을 거예요. 다만 그걸 구체적으로 풀거나 생각해보지는 못했어요. 그것까지 얘기할 수 있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아무리 좋아서 한다고 해도 그런 열정이나 노력을 좌절하게 하는 요소들이 분명 있을 텐데 밀아씨 입장에선 어떤 게 있을까요?


: 쉽게 지루해하는 거? 돈이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어릴 때부터 굉장히 강력하고 깊은 고민이 몇 차례 있었거든요. 이제 돈은 어떤 방식으로든 앨범 하나 만들 수 있는 만큼 벌어 오는 것에 대한 겁은 별로 없어요. 불필요한 자존심도 없고요. 오히려 그런 것보다 지루하고 몰입이 안 되어서 고통스러운 게 더 괴로워요. 저를 괴롭히는 외부의 간섭이나 이런 것도 많이 없고, 인디 음악가나 여성 음악가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같은 게 있지만 별로 신경 안 써요.


: 방해 요소는 결국 내 안에 다 있는 거네요?


: 네. 정말 모든 사단의 시작은 나라고 생각하면 편해요. 외부에서 뭐라고 하는 게 있으면 싸우면 되잖아요. 잃을 것도 없는데요 뭐.


: 으레 드리는 마지막 질문인데요. 밀아씨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요?


: 최근에 여러 번 떠올린 건 ‘완주하자’는 생각이에요. 흔한 표현으로 ‘인생은 긴 레이스’라고들 하는데 거기까진 생각이 못 미쳤어요. 아직은 그냥 작게나마 프로젝트 하나, 글쓰기 한 편 같은 것? 덜해서 괴로워하느니 차라리 해놓고 괴로워하자 이런 생각이 있거든요. 음악도 내가 애를 써야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완주하자는 기분으로 속 시원하게, 이것저것 잔망스럽게 따지지 말고 그거 하나 ‘끝까지 달려가 보자’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얼마나 긴 레이스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서 저라는 사람과 되도록 일치하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 ‘금반지레코드’의 ‘금반지’는 뭔가요?


: 제가 시골에서 할머니 손에서 컸거든요. 할머니들이 다른 건 다 팔아도 끝까지 손에 쥐고 있는 거. 실제로도 돌아가실 때 끼고 가시는 분들 많아요. 그 금반지에요.


: 말씀하신 ‘완주’가 떠오르네요.


: 어떤 선생님이 저보고 힙합하냐고, 자본주의의 골드링 아니냐고. (웃음) 멋스런 티파니 이런 것도 아니고 박막례 할머니도 금반지 많이 끼시잖아요. 그 할머니의 금반지 느낌이에요. 끝까지 하나 품고 가고 싶은 거.


: 긴 시간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용, 욱, 희 :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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