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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음악취향Y의 추천》 필진별 결산 #1 : 자문(自問)에 답을 제시해준 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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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의미를 찾아 해메다가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스쳐간 사물과 시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를 반복해왔다. 2021년은 그렇게 하지 말지는 다짐을 반복한 한 해였다. 일상(日常)과 이상(理想)의 간극을 말하기 전에 '어떻게'보다는 '왜' 삶을 지속해야 하는지 자문 하는 1년이기도 했다.

특별히 우울하거나 열등감이 들어서는 아니다. 삶의 형태가 변하면서 나도 계속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금은 쓸데없고 자조적인 의문이 들어서 견딜수 없었다. 여기 소개하는 한 장의 앨범과 한 곡의 노래는 이런 자문에 대해서 차분히 답을 준다는 인상을 받았던 음악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소박하고 뜨겁게 즐겨주시기를 바란다. 



까마귀 (The Crows) Vol.2 『Re-Birth Of The Blues』(2021.7.15,)
화원레코드 | 미러볼뮤직

오랜 시간 끝에 발표한 앨범이 들려주는 빈티지한 블루스의 매력이 있다. 무거운 중력을 스스로 이겨내고 싶어하는 욕망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일상의 지겨움과 피곤함을 일방적으로 분사하지 않고 조곤조곤 뱉어내는 화법에서 화사함과 무게감의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피곤함과 절망은 이야기하는 방식에 따라 예민함을 함께 포함할 수 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수작이다. 한없이 무겁지만, 끝없이 즐거움을 준다. 
 


 


김제형 Digital Single 「중독」(2021.8.8,)
아카이브아침 | 와이지플러스


음악을 듣고 난 후에 엎어져 바닥을 구르며 웃어본 경험은 글을 쓰면서 처음 하는 거다. '윤상'이라는 일정한 모델을 두고 이런 방식으로 벤치마킹한 것에 무한한 재미를 느껴 정신을 못차리다가, 그렇게 한없이 뒤집어진 유머 뒤에 슬프고 답답한 감정을 상당히 조심스럽게 말하는 이의 용기가 보인다. 좋은 사람인척 하는게 어렵고 한없이 거칠기만 한 나같은 이에게, 조금은 반성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곡이기도 했다. 두려움을 수반하는 고독과 여린 마음으로 세상을 끌고 간다는건, 다른 의미로 원치 않는 기분을 내보인다는 얘기이기도 하니까. 솔직함을 드러내는 또다른 방식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와 사랑을 갈망하지만 올해도 '자리싸움과 이해관계'라는 두가지의 문맥 앞에서 죽은 척을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약간은 알 수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죽을 때까지 깨달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안에 내가 원하는게 조금씩 얼굴을 드러낼거라는 사실말이다. 올해도 무한한 힘으로 세상을 마주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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