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74-1] 남메아리밴드 「기 울 인 체」

남메아리밴드 『기 울 인 체』
52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0
Volume 2
장르 재즈
레이블 에코스톤
유통사 마운드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일렉트릭 피아노가 쌓는 화음, 베이스 드럼의 먹먹함, 스네어 드럼의 타점을 언뜻언뜻 살리는 연주. 여기에 음장력을 강조한 베이스와 이펙터를 먹인 기타가 선명한 인상을 남기며 솔로 멜로디를 연주하더니, 어느 순간 일렉트릭 피아노나 기타가 서로의 멜로디나 리듬을 닮아가는 연주를 선보인다. 곡은 다시 초반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가도 이내 전혀 다른 사운드를 제시한다. 일렉트릭 피아노가 주도하며 나아가는 이번 사운드에서, 드럼은 보다 타점을 강조하며 연주하고, 일렉트릭 피아노가 솔로를 선보인다. 베이스 라인 또한 미묘한 변화를 겪으며 나아간다. 이윽고 후반부에 이르러 일렉트릭 기타는 솔로 연주도 아닌 이펙터 먹인 사운드만을 강조한다. 곡은 초반부의 리듬 구조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끝난다. 이와 같은 복잡다단한 구성이 은근히 잘 들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곡 자체가 지닌 템포가 차근차근하게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느리지만 멤버 각자의 역량을 설득력 있는 필치로 그려냈기에 그 솜씨와 내공을 더불어 만끽할 수 있을 정도다.  ★★★☆

 

[정병욱] 누구나 1집의 태도는 대개 비슷하다. 보여줘야 할 것들 혹은 증명해야 할 것들을 앞에 두고 자연히 비장해진다. 정규 데뷔작을 준비하며 그게 무엇이든 ‘내려놓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2집은 다르다. 누군가는 1집보다 더 초조해지기도, 다른 누군가는 반대로 한껏 초연해지기도 한다. 남메아리가 밴드 오마쥬 활동 시절을 거쳐 긴 활동 끝 첫 리더작으로 발표했던 남메아리밴드의 1집 『Your Blues』(2019)에는 깊이와 너비, 강렬함과 편안함, 첨단과 전통을 모두 담으려는 나름의 욕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본작의 경우 욕심의 형태와 농도, 지향이 조금 달라 보인다. 타이틀곡 「기 울 인 체」만 해도 그가 더욱더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그저 들려주고 싶은 멋이 명료하고도 유연하게 드러난다. 남메아리의 곡과 연주를 대변하는 뉘앙스 중 하나인 블루지한 리프가 포문을 열어놓고, 이를 기타와 키보드의 대화, 키보드와 드럼의 대화로 부드럽게 이어간다. 급변한 리듬 위 본격적인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키보드 솔로 파트에는, 경직된 긴장이나 준비된 대본 대신 완급을 오가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백이 기다리고 있다. 온전한 관능을 택한 마무리의 기타 솔로도 인상적이다. 《슈퍼밴드》(2019) 출신의 젊은 기타리스트 신현빈이 만들어 내는 들끓는 오토바이 사운드는 블루스-재즈록-사이키델릭이라는 이 곡의 육화된 삼단논법을 완성한다. 처음에는 곡 제목을 보고, 왜 ‘기울인 ‘채’’가 아닌 ‘기울인 ‘체’’일까 고민했다. 띄어쓰기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의미보다 발화에, 사유보다 감각에서 빛을 발하는 곡을 몇 차례 반복해 들은 뒤 질문과 답이 모두 쓸모없음을 깨달았다. ★★★☆

 

[조일동] 1970년대 초반 불어닥친 재즈-록의 흐름이 단박에 떠오르는 곡이다. Jeff Beck, Jan Hammer의 영향이 짙게 느껴진다. 네 명의 연주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 장르의 핵심을 툭툭 건드리며 풀어낸다. 키보드와 기타가 전면에 나서 화려함을 뽐내고 있긴 있지만, 이러한 기교가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베이스와 드럼이, 또 키보드와 기타가 톱니바퀴처럼 엮여 서로의 연주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남메아리밴드의 핵심은 이러한 인터플레이 사이로 번뜩이는 필인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고 받으며 노는 고수의 경지를 편안하게 펼쳐내는 장면들에 있다. 시대를 뛰어넘어 꾸준히 사랑받아온 재즈-록의 매력을 이 장르가 태동하던 시절의 텍스처로, 즉 가장 고전적인 방식을 빌려와 재현하고 있다. 필시 이 음악을 선택하는 청자들은 박수가 절로 나오는 연주의 즐거움으로 가득한 5분 26초와 만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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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기 울 인 체
    -
    남메아리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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