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45-5] 히가 「Aisle」

히가 (Higa) 『Transit』
43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3
Volume EP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사운드서플라이서비스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이 곡은 앨범의 ‘드라이브’라는 컨셉을 긴 후주로 표현한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반부에만 노래부르는 것도 그렇고, 통로라는 단어를 뜻하는 ‘Aisle’을 곡의 제목으로 삼은 것도 그렇다. 이 긴 후주에 곡은 붐뱁으로 천천히 변화하는데, 이러한 효과는 곡의 몽환적인 효과를 계속 유지시켜주는 일종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으로 천천히 청자를 끌어들이는 충분한 인내력을 갖춘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아집을 부릴만한 대목에서도 그것을 억누른 채로 천천히 설득시키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일단 설득되면 효과가 깊다는 사실을 히가는 잘 안다. 이 곡은 인내력 만큼의 설득력을 획득하는 데에 성공했다. ★★★☆

 

[이아림] 기괴하고 음산한 기운이 가득한 곡이지만 이상하게 멋들어지단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앨범에는 데뷔작 『Epiphany』(2021)의 기조를 떠오르게 하는 불친절한 곡으로 가득하고, 꿈을 다뤘지만 아름답기보다는 각종 노이즈로 혼란과 불안을 고조시킨다. 청각의 영역에 속하는 모든 음악이 무형이기는 하나, 사운드 스케이프를 내세운 히가의 음악에는 유독 형체가 없다는 감상을 남기며 얼핏 John Cage의 「4분 33초」(1952)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백색소음을 닮은 음파의 인위적인 조형은 침묵의 연주와 궤를 달리 하며, 말썽이라도 일으키겠다던 Lajos Egri의 저서 『희곡 작법』 인용문을 모토 삼아 실현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타이틀 「Aisle」는 1분의 노이즈로 시작해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 두근거리는 긴장과 몰입을 선사하고,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꿈과 현실의 통로를 그려낸다. 멜로디라기엔 부족한 인상의 가창과 공간감이 자리한 초반부와 드럼 사운드를 비롯한 비트로 빼곡한 후반부의 구성은 상당히 극단적이다. 그러나 공백과 만조를 오가는 프로그래밍이 형성한 심오한 분위기는 일관적이다. 변칙하는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영상은 반투명한 3D 모델링으로 스산함을 더하지만, 가수면 상태처럼 흐릿한 몽상과 달리 선연한 리듬은 열렬하다. 얼터너티브와 일렉트로니카를 접목한 음악이 난해하면서도 해석이 분방할 흥미로운 음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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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Aisle
    최케이브
    이최희, 최케이브
    이최희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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