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42-4] 울트라모던포크로어 「표류세대」

울트라모던포크로어 (Ultra Modern Folklore) 『구당바한』
57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3
Volume EP
장르
유통사 코부코

[김성환] 이정호(보컬/기타)가 이끄는 일종의 원 맨 프로젝트 밴드(곡마다 연주자들이 다르기에 고정 멤버는 없어보인다) 울트라모던포크로어의 첫 EP 『구당바한』의 타이틀곡. 이들이 음원사이트에 보낸 바이오그래피 내용에 따르면 이정호는 만화와 록 음악을 동경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대학시절 창작한 ‘메르젠’이란 가공의 세계관을 동양적 멜로디와 서구적 록 음악의 조화로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이 밴드를 결성해 자신의 음악을 표현했다. EP에 수록된 4곡의 트랙들이 모두 그렇지만, 한 곡 안에서 여러 장르의 사운드가 다채롭게 혼재되어 마치 한 편의 프로그레시브-아트록 앨범을 듣는 느낌이다. 이 곡 「표류세대」의 경우에도 스트링 이펙트와 함께 진행되는 아프리칸 비트로 문을 열다가 홍콩 무협 영화에서 나올 법한 멜로디가 이어지고, 동양식 뉴에이지 분위기로 어지럽게 전환된다. 그 후 갑자기 펑크 록 타입의 기타가 주도하는 록 음악적 전개가 이어지며, 클라이맥스까지 기타 솔로가 휘몰아친다. 그런데 이 모든 변화무쌍한 곡 전개의 변화 속에서 들려오는 이정호의 매우 굵고 텁텁한 보컬은 그 모든 어지러움을 하나로 통합해주는 묘한 힘을 발휘한다. 사실 매우 잘 정돈된 클래식 프로그레시브-아트록 매니아들이 듣는다면 조금 당혹감을 느낄 만한 곡이란 생각은 든다. 그러나 이 예측불허의 변화무쌍함이 어쩌면 이들의 음악과 이 곡을 즐길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쩌면 2020년대의 아방가르드함이란 이런 것일지도. ★★★

 

[박병운] 이 4음절의 조어를 어떤 구상으로 만들었는지는 직접적으론 알 수 없으나, 검색하니 우리 시대의 얼룩진 삶의 전망과 특정 세대에 대한 근심을 대변하는 결괏값이 나오더라. 곡 제목이야 상징적인 표현일 뿐이겠지만, 다소 과장된 오케스트레이션과 일반적인 록의 화법으론 삽입되진 않을 다소 동떨어진 보컬과 그 자체로 '표류'를 자처한 전개가 이어진다. 순탄한 구성을 거부하는 본작은 칼칼한 목소리와 때론 록 오페라에 근접하는 확장을 들려주기도 하지만 이미 그 자체도 본의가 아니었다고 실토하는 듯 어느샌가 마무리된다. 밴드명과 보도자료가 품은 물음표는 한낱 거품 같은 것이려나. ★★★

 

[이아림] 범상치 않은 팀명처럼 이들의 음악을 요약하자면 ‘어떠한 이력도 찾아볼 수 없는 밴드의 장르 불명 음악’이지 않을까. 첫 음반 『구당바한』이 유일한 정보인 밴드의 정체는 미스테리하고, 곡마다 포크와 록의 비중을 다르게 섞어 동양풍을 구사한 이들의 음악은 가히 전무후무하다. 웅장하고 때로는 고아한 스트링이 촘촘히 채워진 네 개의 곡들은 2000년대 초반의 록/메탈을 연상케 하는 보컬과 만나 오리엔탈한 면을 보여준다. 겹겹이 쌓인 현과 드럼의 조화는 전통 금관악기처럼, 굴곡 있는 목소리는 얼핏 판소리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이를 구현하는 요소들이 서양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무소속의 부유하는 청춘을 노래했다는 소개대로 타이틀 「표류세대」는 혼란과 불안으로 가득한데,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오케스트라 시퀀스와 몰아치는 기타는 현실의 위압감과 다급한 심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두 요소가 지배적인 만큼 곡 전반에 흐르는 고독함은 처절하고, "와닿지 못하는 산과 들"로 끝을 맺는 곡은 일견 절망적이기도 하다. 음울한 가사를 짓이겨 뱉어냄으로써 극대화된 욕망은 직관적으로 해소되진 않지만, 곡은 봄을 향한 결의를 암시하며 은연중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이외의 곡들 역시 거칠지만 허스키한 음색이 위안을 주며, 공간감을 통해 산천초목의 대자연처럼 시원한 쾌감이 느껴지는 음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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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표류세대
    이정호
    이정호
    이정호, 팀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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