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40-1] 구이임 「돌을 던진자 누구인가」

구이임 『마주하다』
44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2
Volume 1
장르 크로스오버
유통사 케이디지털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무겁고 묵직할 수 있는 주제를 가볍게 그러나 신중하게 전한다. 구민지의 목소리는 정가 특유의 뉘앙스에 현대적인 울림을 부여했고, 임정완의 가야금은 수려함 속에 감춰진 서늘함과 예민함을 다채롭게 다룬다. 이채현은 처음엔 피아노로 명징한 맛을 살리더니, 그 다음들어 좁은 곳에 갇히는 ‘나’라는 존재를 지그시 누르는 역할을 다한다. 자칫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악곡을 이 정도의 밀도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실은 곡의 제목이 질식되는 과정 속에서 나온 것이었음을 쉬이 짐작케한다. 올해 나온 크로스오버 싱글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수려한 싱글인지는 자신할 수 없으나, 가장 현대적이고 서늘한 싱글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

 

[박병운] 청명하게 하나하나 짚는 피아노 위에 여러 곡절을 담은 선율을 더하는 가야금에 서로 교차선을 그리듯 얽히는 남녀의 보컬은 가사가 담은 시선과 입장의 차이를 실감 나게 헤아리게 한다. 여기에 차차 다급해지는 건반과 가야금의 연주가 자아내는 상호 다른 톤의 균열은 나지막한 배합의 종결로 이어진다. ★★★☆

 

[이아림] 음악그룹 ’구이임‘의 첫 정규 음반은 『마주하다』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나, 커버 아트 속 인물들은 기묘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미상의 존재를 향한 시선에는 무감함을 비롯해 당혹감과 호기심, 처연함과 두려움 등 복합적으로 혼재된 감정들이 담겨있는데, ’인간의 삶‘에 대해 노래한 구이임의 음악 역시 이와 닮아있다. 형이상학에 기대어 상반된 단어들의 더블링으로 기이함을 더한 곡부터 목가적 정경이 그려지는 곡까지 음반은 심오하게 내면을 마주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흐름에서 ’돌을 던진자 누구인가‘는 드넓게 퍼져나가는 웅장한 음률을 통해 강렬한 어두움으로 혼란과 성찰을 노래한다. 보편이란 말로 억압을 노래한 타이틀은 음산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정가 특유의 곧고 맑은 보컬이 이를 환기한다. 초반의 단조로운 멜로디는 미디 프로그래밍을 더하며 격변하고, 이에 더해진 이채현의 보컬은 거칠게 떠는 음으로 곡에 혼란을 가중한다. 임정완의 가야금이 베이스처럼 곡의 중심을 잡는 동안 구민지의 청아한 음색은 말미에 이르러 단죄하듯 고고함을 더한다. 무거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절망이 깃들지 않은 음반이란 점이 독특해 향후 이들이 노래할 태평성대가 궁금해진다. 국악에 수반되는 관념들이 고유한 매력을 뽐내는 동시에, 실험적인 편곡으로 그들만의 영역이 구축될 토대가 마련된 듯하다. ★★★★

 

[차유정] 원래 돌을 던지면 파장이 일어나지만, 적어도 이 노래 안에서는 내면을 관통하기 위한 첫 번째 서막의 기능을 한다. 마음을 두드리는 노크라는 형태로 돌을 던지는 행위를 묘사한다는 점이 참신한데, 노출과 발현이라는 행위를 통해 만나는 내면 속에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여 약간은 실망스러워 보이는 단계까지를 꾸밈없고 순박하게 묘사한다. 정적인 차분함과 색깔을 정의하기 힘든 수더분함이 만드는 이상한 기운이 상당한 시너지를 만들어주는 트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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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5
    돌을 던진자 누구인가
    구민지
    구민지, 이채현, 임정완
    이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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