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꽤나 능글맞은 어프로치를 취하면서도 드럼·베이스를 비롯한 리듬악기가 담백하면서도 육중하게 곡의 무드를 다 잡는다. 고비마다 기타 연주 주법을 바꾸는 편곡 또한 ‘소심한 후회’라는 테마에 알맞은 머뭇거림을 부여한다. 얼핏 중요한 부분을 뭉뚱그리는 것에 아닌가 생각할 대목도 있지만, 영리한 편곡 센스 덕분에 그리 단점으로 부과되지 않는다. 우스꽝스러움과 능글맞음을 적절히 구사하여 산뜻한 싱글을 만들어낸 그들의 역량이 아니었던들 쉽사리 이뤄지지 못했을 결과물이다. 정말이지 쉽지 않을 사운드 메이킹을 해냈다는 것에 이 곡의 의의가 있을다. ★★★☆

[박병운] 들쑥날쑥한 훵키한 분위기로 일관하는 본작은, 유연함과 탄력을 배가하는 베이스와 유유자적한 보컬의 캐릭터가 듣는 맛을 선사한다. 몰두하다 홀연히 시야에서 사라진 상대를 찾으며, 두리번두리번 찾는 화자의 대목은 듣는 이의 들썩이는 어깨로 흥겨움을 전이한다. 젊은 밴드가 묘사하는 요즘 세대에 대한 엽편소설풍의 스케치. ★★★

[이아림]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2022) 출연과 광고 음악으로 뒤늦게 각광을 받았지만, 어느덧 햇수로 7년을 맞이한 밴드인 만큼 여유가 묻어난다. 『Moim』은 데뷔 싱글 「Curtain Call」에서의 열기와 에너지를 정제된 형태로 담아낸 동시에, 팝과 록을 혼합한 리듬감이 가벼운 스텝을 유도한다. 특히, 「DISCO」(2018)와 「Malibu」(2022)의 발랄한 댄서블함과 달리 시니컬한 무드로 변모한 점이 눈에 띄는 음반이다. 선공개한 「Whisky」에서 탁하고 무거운 저음으로 보컬의 음색이 지닌 매력을 부각했다면, 타이틀 「두리번」은 팝 성향을 더해 산뜻함을 가미한다. 통통 튀는 기타로 곡의 매력을 더하지만, 차분하게 곡을 이끌어가는 구간에서의 재기발랄한 베이스 연주가 독특한 곡이다. 탄탄한 드럼은 곡을 견고하게 만들고, 영어 가사가 주를 이루는 맥거핀의 다른 곡들과는 미묘하게 차이를 보이는 보컬의 쫀득함이 인상적이다. 미련이 지배하는 곡이지만 나아감과 머무름의 경계를 흩뜨리는 멜로디와 가사는 팀명처럼 헤어짐 앞에서의 감정, 나아가 밴드의 여러 꼬리표에 혼란을 주는 트릭같다. 차근하게 곡의 고조를 향해가는 킥처럼 절제된 음향과 무르익은 녹진함이 야릇한 분위기의 공존이 매력적이다. ★★★★

[차유정] 귀에 너무 익숙한 팝의 형식이라는 것에 집중하는 대신, 보컬에 좀더 신경써서 들어 본다면 그저 그런 가벼움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가요와 유사한 스타일을 살짝 덜어내면 좋았을테지만, 이 곡으로만 보자면 최대한 기교를 절제하면서 가창력을 구현하고자 하는 고민에 좀더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들린다. 이를 좀더 심화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