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곡이 가진 긍정성이 등과 이마를 땀으로 흠뻑 적시게 하는 운동의 결실을 기록하는 스마트 워치를 닮았다. 거대하지 않지만, 긍정의 톤으로 수놓은 스트링이 전반에 깔려있고, 김진호의 기타 같은 조력 등은 질주나 드라이빙 음악으로 설득을 얻었던 페퍼톤스의 선례를 쉽게 떠오르게 한다. 페퍼톤스 본인들이 불렀거나 객원이 참여했던 보컬의 색과는 아무래도 다른 한결 차분한 한태인의 목소리가 구분의 지점. ★★★

[유성은] 페퍼톤스, 데이브레이크, 소란 등의 밴드 구성의 경쾌한 음악들이 단번에 떠오르는, 이 계절을 위한 음악이다. 미디 기반의 신나는 리듬 프로그래밍 얼개 위에 록킹한 드럼-베이스-기타의 연주를 올리고, 스트링을 더하여 전체적인 규모와 속도감을 높여 사운드 전체를 탄탄하게 구성했다. 보컬인 한태인의 바리톤에 가까운 낮은 목소리는 곽진언이나 김동률의 업템포 넘버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앨범에선 그가 《팬텀싱어 2》(2018) 출신이라는 것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성악의 울림이 아닌 팝의 창법을 구사하고 있다. 마이앤트메리나 베란다프로젝트와 같은 생활밀접형 구어체의 가사도 폭넓은 공감을 가져다주는 도구로 눈여겨볼 만하다. 한 여름의 더위를 잊게해줄 청량함을 선사하는 팝에서, 차기작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지 기대감을 불러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