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AMOG라는 새 둥지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쳐나가고 있는 이하이의 정규 3집 『4 Only』(2021)의 타이틀곡. 2000년대 가요를 열심히 들었던 리스너 (아니면 오락실에서 ‘펌프’를 열심히 뛰었던 게이머)라면 이 노래를 통해 아마도 타샤니의 「경고」(2000)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멜로디는 원곡과 전혀 다른 라인으로 흘러가지만, 원곡의 편곡에서 활용된 신시사이저 효과와 악곡 전개 구성 방식 등에서 분명 유사함을 숨기긴 어렵다. 실제로 애초에 작곡 단계에서부터 그 곡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기에, 원작의 주인공인 윤미래를 섭외한 것은 예의이자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오히려 윤미래의 랩 피쳐링이 원곡을 생각나게 하면서도 해당 트랙 자체의 흥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 되어주고 있다. 또한 이하이의 가창과 음색도 매끈한 곡의 그루브를 잘 따라가면서 곡의 훵키함 속에 섬세함을 추가해준다. 대형기획사의 조금은 막혀 있었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비로소 알앤비 아티스트 이하이로서의 타이틀을 만들어주기 적합하면서도, 익숙함의 대중성까지도 보장받는 일석이조의 싱글이다. ★★★☆

[정병욱] 분명 훵키한 디스코풍 비트와 레트로 신스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도, 그것이 근 몇 년간의 유행이나 의도적 복고 경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훌륭하게 매만진 사운드 프로덕션이다. 늘어지는 구간 없이 일정한 템포와 에너지를 유지하는 선율과 사운드의 배치도 적절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한 줌 남겨둔 채 이를 다른 트랙과 구분되는 본작 만의 색으로 소화하는 이하이의 보컬 역시 이제 아주 노련하다. 그나마 이질적인 윤미래의 랩 파트조차 노래의 템포와 분위기를 전혀 방해하지 않는 퍼포먼스 덕에 반복되는 선율의 환기로써 쏠쏠하다. 앨범 내 더욱 흥미로운 트랙도 있음을 고려한다면, 안전 중시인 본작의 타이틀 선정이 아쉬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