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생각보다 긴 호흡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무리없이 술술 풀어낸다. 기타 팝이 보여줄 수 있는 깔끔한 마감과 더불어, (좋은 의미에서) 기복이 느껴지지 않는 보컬이 곡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끌고 간다. 반복 구조의 사용을 통해 곡의 전개를 간소화하다보니, 긴 호흡의 (그래서 정보량이 많은) 가사를 너끈히 받아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그저 뛰어넘어갈 수도 있었을 부분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쌓는 방식이 이 곡의 견실함을 보장한다. 건너뛰는 일도 없고, 뜬금없지 않은 것이 이 곡의 가장 큰 미덕이다. 곡의 성실함만큼이나 신선한 싱글.  ★★★☆

[조일동] R&B와 J-Pop의 보컬 스타일 사이 어디에 있는 창법이 익숙하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건반과 맑은 목소리를 돕는 소박한 베이스 연주, 차분한 심벌워크가 좋은 드럼까지 악기들의 지원도 김마리의 건반과 노래에 가볍게 힘을 얹는 식이다. 화려한 음악만을 추구하는 청자가 아니라면 누구랃 편안히 들을 수 있는 트랙. ★★★

[차유정] 맑음과 평온함 속에있는 약간 탁하고 어두운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밝게 포장하고 있지만 숨길 수 없는 어둠이 보이는 것 같고, 청아해 보이지만 고독하다 못해 길을 잃은 듯한 모습도 살짝 비춰준다. 이렇게 이중적인 울림들 가운데서도 스스로 선택하고픈 감정을 속이지 않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담백함과 시원함을 자랑하는 목소리를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이 싱글이 빛날 수 있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