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친구를 직접 만나지 못하는 외로움이, 아니 만나기는 커녕 밖에 나갈수조차 없이 실내에 머물러야 했던 절망감을 실체화된 회한의 감정으로 쌓였다. 시크릿아시안맨은 이를 재료로 삼아 회색빛 신스와 프로그래밍의 수식으로 감싸 짙은 위로의 음악을 만들어냈다. 코드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곡의 얼개와 프로그래밍의 특유의 질감이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Radiohead의 초기작들을 위시한 브릿팝의 영향력이 뚜렷하게 보이고, 직접적이고 절실한 가사의 전달력은 체념의 감옥 속에 갇힌 사람들에 구원을 베풀어 주듯이 내려 쬔다. 들으면 들을수록 찬찬히 배가되는, 깊은 감정이 위안과 위로를 선사해주는 곡이다. ★★★★

[차유정] 찰나의 순간에 느껴지는 따뜻함과 나른함을 잘 배치한 트랙이다. 몽롱하고 유유자적한 음악들을 패턴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데, 멜로디의 긴장감이 자칫 흔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감과 몽환의 신경들을 잘 잡아주고 있다. 삶이 어지럽다고 생각될 때 한번쯤 다잡는 음악으로 손색 없는 싱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