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익] 훵크와 로큰롤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음악. 훵키한 베이스 라인과 리듬기타 사운드(일명 쨉쨉이)가 훵크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가지고 간다면, 그에 반해 드럼은 록의 묵직함을 가지고 음악 전체를 이끌어간다. 허스키한 보컬톤과 샤우팅 위주의 창법은 로큰롤적인 스타일에 가깝지만, 음악 중간중간 치고 빠지는 섹션은 팔러먼트 훵커델릭 (Parliament Funkadelic) 류의 훵크 음악에 영향을 많이 받은듯하다. 이렇듯 「Fun」은 훵크와 로큰롤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가 기대되는 뮤지션이다. ★★★★

[정병욱] 어쿠스틱 사운드와 부드러운 감성이 주를 이루던 여일밴드 명의의 자작곡으로는 충분히 빛을 발하지 못했던 보컬 조한결의 매력은 새로 결성한 비온으로 발표한 「Do My Thing」(2017)이나 「Fun」에서 훨씬 분명하고 강렬하게 드러난다. 훵키한 기타 스트로크와 그루브가 가볍게 넘실대는 리듬만으로도 존재감이 충분한데, 중저음에서 조곤조곤 분위기를 끌어올리다가도 고음에서 호쾌하게 긁히며 뻗어가는 조한결의 탁성이 확고한 그만의 인상을 남겨내는 것. 게다가 이를 뒷받침하는 드라마틱한 강약조절까지 자신의 매력, 자기 노래를 안정적으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허나 화려한 구성 속에 정직한 도움닫기와 발구르기는 신선한 서사의 재미를 주기 어렵다. 반대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긴 하지만 심플한 자의식이 반영된 가사는 음악의 원초적 쾌와 잘 어우러지는 것과 별개로 서사의 노력과 다소 엇박을 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