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언제부턴가 3호선버터플라이에서 부재했던 성기완. 자신에게 조심스러운 질문을 던진 네티즌에게 밴드에 대한 응원을 주문하며 짧은 문장을 마무리한 그가 떠오른다. 1년이 어느샌가 훌쩍 지났고, 이 훵키한 비트의 곡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달파란이 만졌다고 하니 괜히 믿음이 가는 믹싱과 언어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이 확고했던 송라이터의 복귀작이라 기대가 가지 않을 수 없다. 건반 악기의 소리를 내면서도 타악기로서의 태생을 숨기지 않는 발라폰이 가진 특징적인 면모와 무엇보다 프랑스어, 한국어, 의성어, 탄성, 허밍 등의 의미 없어 보이는 듯한 가사언어의 조합을 리듬감으로 의미 있게 구현해 낸 한여름의 보컬이 확 닿는다. 더블유가 웨일을 만난 그 순간이 다시 재래한 듯한 기분도 들고... 첫 인사는 이처럼 흥겹게 들리는데, 과연 성기완이 품고 있는 지정학적인 초월과 통합의 장래는 어떤 것일지 내심 궁금해진다. ★★★

[차유정] 봘라(Voilà)는 프랑스어를 배우는 사람이 가장 처음 접하는 전치사다. 뜻도 복합적이고 일단 '내가 여기 있소'라는 얘기를 최소한의 단어로 표현할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그리고 이 싱글은 단어에 적합한 모션과 완만한 리듬으로 다가온다. 몇 년전부터 불어권 아프리카 뮤지션들의 엄청난 도약이 TV5(티비쌩끄)를 통해 자주 소개되었고, 다국적 뮤지션의 프로젝트 결성과 활동이야 이제 꽤 일반화된 움직임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리듬감과 타격감을 앞세울수 있는 밴드가 나온다면 기대를 걸만하다. 너무 이벤트적인 성격이 강하고, 글로벌 프로젝트의 천진난만함을 지나치게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걸리는 일이지만, 연주에 있어서는 시간을 두고 볼 여지가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