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6-2] 데카당 「우주형제」

데카당 (Decadent) 『우주형제 / 너와 나』
98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도입부를 열다 서서히 확장하다 상승하고 확대되는 곡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취향이다. 그들 식의 '신인류의 탄생'을 묘사하는 가사를 홀리듯 뱉는 보컬과 얼기설기 조립하듯 맞춰지는 연주가 치밀하게 이어진다. 탄생한 새로운 인류를 격려하는, 또는 얼렁뚱당 한 해를 살아간 모든 이들을 안심시키는 위안의 가사가 휘청하는 사이키델릭한 연주와 맞물려 이들만의 세계관을 완성한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계속 주목을 요하는, 규정 불능 밴드의 지속적인 활약. 블랙 뮤직의 색채를 간혹 프로그레시브/익스페리먼트의 붓칠로 휘젓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인상적인 순간을 만드는 장기가 여전하다. ★★★☆

 

[정병욱] 문법은 선행이 아닌 후행이다. 물론 모든 명제는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적용되지만 적어도 역사적이고 거시적인 맥락에서의 문법은 발화를 앞설 수도 없고 앞서서도 안 된다. 허나 음악이나 영화처럼 대중성이 작품성에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상호 결부되는 매체에 있어서는 종종 장르 문법이 발화에 간섭하는 경우가 있다. 문법으로부터 꽤나 자유로운 편인 재즈나 크로스오버 장르가 아니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와중에도 자기만의 발화로 듣는 귀를 잡아끄는 이들이 때때로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기꺼운 일이다. 2016년 5월 결성해 올해 7월 처음 EP앨범을 발표한 신인 데카당은 단출한 록밴드 구성임에도 분명 자기만의 화법을 구가하며 그만의 새로운 문법을 창조하고 있다. 앞선 앨범 『ㅔ』(2017)에서 파악된 데카당의 발화는 그 중량감과 무관하게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보컬, 때로 가볍게 훵키하거나 농염하게 소울 넘칠 때도 있고 어쩔 때는 경박하기까지 한 종잡을 수 없는 그루브, 난해하고 자의적이지만 중독성 있는 가사, 그 정서와 중량감이 한 곡 내에서 결코 일관적이지 않은 서사 등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이처럼 장르나 레퍼런스의 열거보다 속성을 추리는 것이 빠를 데카당의 면모는 이번 『우주형제 / 너와 나』에서 역시 이어지면서 동시에 본 싱글 「우주형제」의 개별 발화가 또다시 그만의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서주의 서늘한 드러밍과 차분하게 부유하는 기타 톤은 이미 인식된 데카당 문법 특유의 사이키델릭 훵크와 또 다른 퇴폐미를 더하고, 음악이 시작된 지 무려 1분 45초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보컬은 반주로부터 튕겨나가는 독특한 멜로디 감각으로 불안감을 증폭한다. 반면에 비유적이고 난해한 가사는 의외로 그 의미와 논리가 분명하고 도리어 주제가 불안보다 위로를 담고 있어 의구심을 곤두세웠다가도, 인상적인 불협사운드를 신호로 여지없이 폭발하는 후반부를 통해 정서적 카타르시스를 발생시켜 그 의미를 이내 납득시킨다. 당연하게도 단지 이색의 조합과 정체불명의 발화만으로 그 종합을 아름답다고 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여러 발화가 모여 완성하는 문법의 설득력 및 구습과의 차이 속 보편의 지점일진대, (일상의 세시풍속으로부터의) ‘퇴폐’로 파악되는 밴드 이름 ‘데카당’의 뜻처럼 그 지향점(곧 혁신과 탐미)이 분명한 이들의 음악에는 설복이 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 ★★★★

 

[차유정] 라이브 실황은 안보고 앨범만 들었다면 「우주형제」라는 곡명이 주는 진정한 의미를 몰랐을지도 모르겠다. 매끈하지만 섹시함을 발산하는 능력이 기백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앨범에서만 들려지는 형태의 일부라면, 라이브에서는 그 섹시함의 근원이 메아리를 만들어내는 위안을 위한 퍼포먼스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직감하게 된다. 남의 어께에 한쪽손을 올리는 행동만으로 더 이상 위안이 될수 없는 시대에, 이 팀은 '우리는 힘이 안될지도 모르지만..' 이라는 전제를 깔고 정말 있는 힘껏 위안의 기운을 펼쳐놓는다. 그래서 교묘한 퇴폐미 저편에는 결국 '찝찝하지 않도록, 기운을 받아내는 사람이 상쾌한 위안이야'라는 것을 은근히 말하고 있는 것 같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우주형제
    진동욱
    데카당
    데카당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56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