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1-3] 소마 「In My Phone」

소마 (Soma) 『The Letter』
1,11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1
Volume EP
레이블 스톤쉽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이 곡은 결국 결(texture)이 핵심이다. 소마가 공기를 반쯤 머금고 내뱉는 보컬도, 드럼의 킥도 공간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직조되어있다. 그런 공간감을 애써 지속되는 지점에서 곡이 시작된다. 소마의 보컬은 그런 공간 안에서 부유하는 빈 말을 직시한다. 말 안에 있는 숨, 말 밖에서 천천히 고조되다 끊기는 숨소리조차도 이 곡에선 훌륭한 소스로 탈바꿈한다. 곡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소리 또한 이와 같은 결이 곡의 정서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점을 암시한다. 세련되지는 않지만, 곡 전체에 감정의 솜털이 부드럽게 살아있다. 그 점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김용민] 참고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허한 관능미를 띈 소마의 목소리에게서 제이가 필연적으로 떠오른다. 더불어, 「In My Phone」의 분위기는 제이가 불렀던 「No.5」(2010)를 피해갈 수 없을 듯 하다. 다만 둘을 동일선상에 놓기 어려운 점은, 「No.5」가 한곡에서 감정의 변화를 종결짓는 식이라면, 「In my phone」은 하나의 파편으로서 호흡을 길게 가져간다는 점이다. 「No.5」가 90년대 R&B와 네오소울을 표방한 비교적 정석적인 마스터피스라면, 「In My Phone」은 다운템포의 숨막히도록 답답한 공간감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부분적으로 느껴지는 어긋남이 그 느낌을 증폭시키고 있다. 비슷한 분위기와 보컬이면서도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끝에 가지는 느낌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다. 또한 앨범 단위로 이야기 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는데, 세심하게 새겨놓은 자잘한 트릭들이 앨범 전체에 고루 분포하고, 그것이 「In My Phone」이라는 한 곡에도 꽤나 영향을 준다. 표면에 겉돌면 지루하지만, 감정을 이입할 수만 있다면 이만한 긴장감도 드물다. 그만큼 현실 세계의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들이 담겨 있다. 어쩌면 여기에 김사월도 담겨있고 선우정아도 담겨있다. 다만 그 뮤지션들을 떠올림과 동시에 다른 점을 떠올리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그래서 빈말 아닌 기대를 하는 것이 결코 수고스럽지 않다. ★★★★

 

[김정원]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난하게 피비알앤비의 전형 중 하나를 따라갔다. 근 4, 5년간 공간감을 많이 주어 몽환적인 무드를 끌어내는 시도는 많이 있어왔고, 소마와 프로듀서 누즈가 취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식이 다르지 않다면 파트 구성, 보컬 톤, 가사 등 어떤 부분에서든 디테일을 충실하게 채워야 하는데, 특이점이 발견되진 않는다. 멜로디에서는 외려 팝적인 익숙함이 슬쩍 묻어나고, 소마의 보컬은 스스로의 플레이에는 힘을 뺀 채로 충실하나 곡과 온전히 호흡한다기에는 그저 클리셰에 맞게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의도적으로 남겨둔 듯한 여백들 역시 청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기에는 푸르려다 만 무채색에 가까운 여백 그 자체일 뿐이다. 요즘 들어 많은 알앤비 음악에서 잦게 들려오는 ‘무드’라는 말이 곧 이 노래의 거의 전부이지만, 그래서 준수하다는 인상도 든다. ★★★

 

[유성은] 마치 보코더를 가득 물고 노래하는듯한 소마의 발성은 같은 세대의 여성 R&B 싱어들의 그것보다 무척이나 유니크하다. 안그래도 특색있는 그녀의 목소리를 멀리서 들려오는 듯 프로그래밍하여 그 목소리를 수식하는 악기와 기계음마저 아련하게 만들어 모두 뒤로 날려버린다. 마치 처연한 핸드폰 안의 통화소리처럼. 기존에 수화기 속의 목소리라는 것을 대하는 대중가요의 방식과는 사뭇 다른 이런 독특한 구성은 조심스러운 노랫속 화자와 연결되어 특별한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백미는 가끔 들려오는 그녀의 비음섞인 팔세토에 가까운 가성으로, 듣는 이를 소름마저 돋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탁월한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활용해낼수 있는 음악적 테크닉. 그것만으로도 이 곡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 ★★★☆

 

[차유정] 일반적인 알앤비 싱어가 들려주는 목소리의 형태와는 많이 다르다. 소울을 앞세우는 대신 기본적인 블랙뮤직의 틀을 이해한 후 자신의 소리를 대입하는 구도로 곡이 진행되는데, 일반적인 흑인음악의 툴에 익숙한 사람들은 밋밋하게 들릴수 있지만 외려 뜨겁고 진득한 블랙타입이 아니라 서서히 빠져드는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정적이 깃들어 있어, 오히려 큰 매력과 함께 이 장르의 다른 맛을 살려준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In My Phone
    소마
    누즈, 소마
    누즈, 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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