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55-1] 시와바람 「듣지를 않아」

시와바람 『호구의 정열』
1,66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6
Volume 1
레이블 웨스트브릿지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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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데뷔는 『난봉꾼』(2012) 으로 시작했지만, 5년간 인고의 세월(?)을 거친 밴드의 첫 정규작 『호구의 정열』은 그들이 처음부터 지향했던 70년대 후반 대학가요제 출신 밴드들의 사운드를 (약간은 깔끔하고 세련되게) 재현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들려준다. 어떻게 보면 최민혁의 창법 때문에 장기하와얼굴들이 살짝 오버랩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하가 신중현과 산울림의 감성을 끌어오면서 70년대 한국 록의 특질을 받아들였다면, 이들은 아예 대학가요제의 스타 밴드들 - 블랙테트라, 활주로, 옥슨 등등 - 이 보여준 사운드의 특질을 그들의 연주에 내재화했다. (단지 연주하는데 관여한 장비들이 현대화된 덕에 완벽하게 그 촌스러움(!)은 재현되지 않는 미세한 아쉬움이 있다고 할까.) 이미 7년 전에 작곡이 완성되어 있었다는 이 곡은 그들이 추구하는 사운드의 매력이 앨범 전체에서 가장 확고하게 응집되어 완성된 트랙이다. 단순 간결한 기타 스트로크, 하몬드 오르간을 구현하는 키보드, 그리고 드럼의 고전적 리듬감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클래식 록의 시대를 사랑하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을 사운드가 담긴 완벽한 록 트랙이다. ★★★★

 

[유성은] 정규 앨범의 발매에 쓰려고 7년을 묵혀 놓았다는 곡의 제목이 「듣지를 않아」라니. 듣기도 전에 이들의 진정성과 진실성이 담보되는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밴드가 구현해 낸 제대로된 복고 사운드는 5년전 그것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훨씬 편향이 심하다. 수많은 장르가 난립하는 인디씬에서 이런 완벽에 가까운 날것 '그룹싸운드'의 향연은 이미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이나 장기하와얼굴들이 뉘앙스에만 섞어서 버무려냈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음악과 가사와 보컬이 모두 한 라인에서 같은 화음을 내는 이들의 '순수성'은 장기하나 조까를로스의 그것보다는 옥슨80, 활주로, 건아들로부터 그 급수의 근원을 찾는것이 더 적합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2017년의 인디 가요에서 Borges와 Camus의 이야기를 진지 엄격 가득한 어조로 청자에게 나레이션으로 들려줄 신곡의 탄생은 미처 기대하지 못했다. 깊은 호소력과 우스운듯 처량한듯 뱉어내는 이야기의 또렷한 줄기는, 그들 특유의 존재감을 촌스럽고 색다른 사운드 속에서도 외면할수 없는 어떤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만든다. ★★★★

 

[차유정] 70년대 후반에 시작된 캠퍼스 가요제들은 당시 대학생들의 위상과 선입견을 단박에 깰 기회를 주는 일종의 등용문이었다. 그 시대에 딱 한번 허락된 대학가의 낭만과 패기처럼 느껴지는 이러한 감정은 쉽게 가질 수 없는 특권이었기에 모두들 자신만의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했다. 이 곡은 시대의 감정을 고스란히 불러오면서 '느린 예술가의 말을 누가 들을지?'에 대한 해결되지 못한 문제까지 슬그머니 곡의 메시지로 등판시킨다. 복고감성의 귀환처럼 들리는 척 하면서 실은 오래된 문제의 해결을 원하는 꽤나 처절한 목소리인 셈이다.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시도하는 방식이 코믹하다거나 상품의 한 틀로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7080의 포지션을 너무 티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과거의 문제들을 과거의 시점으로 노래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세상은 트렌드하기보다는 시간을 초월해서 사실적이니까.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듣지를 않아
    최민석
    최민석, 김완형, 손현, 손준호
    최민석, 김완형, 손현, 손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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