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54-5] 텐거 「Oneul」

텐거 (Tengger) 『Tengger (II)』
1,74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6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목소리, 가사, 소스 모든 것들이 이질적이다. 이런 이질감이 긴장을 형성한다. 텐거는 이러한 긴장을 높이는 방법으로 곡의 유기적인 상승을 노린다.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소스들이 그런 긴장감에 형태를 부여한다. 처음에는 반복구에 지나지 않던 가사도 시간이 지나가 모호해지며, 어느덧 음악의 일부가 된다. 균일을 유지하는 일은 비교적 쉬워도 고조를 유지하는 일은 비교적 어렵다. 그렇게 무한히 상승하는 듯한 인상도 부여한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페이드 아웃으로 처리된다. 누구 말마따나 "견고하던 모든 것이 대기 속에 녹아내린다." 오늘이라는 싱글은 그런 점에서 연결지점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시간 속에 녹아 없어지는 것들에 대해 사유하게 만든다. 어찌보면 이 싱글은 그런 사유를 위한 촉매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일어나는 사유를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이질성으로 시작되었으나, 결과적으로 동질감이라는 화학작용을 얻는다. 그런 과정이 지루하지 않다. 하루 종일 들리도록 내버려두고 싶은 곡. ★★★☆

 

[정병욱] 매주 싱글아웃 리뷰를 작성하며 관성적인 관점과 표현으로 글을 생산해낼 때도 있지만 나름 리뷰의 목적과 리뷰 대상에 대한 관점을 새로이 고민할 때도 종종 있다. 물론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노래가 범상치 않을수록 그와 같은 고민은 깊어진다. 이번 주가 그렇다. 2009년 10(텐)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팀을 이루어 그만의 존재감을 강렬히 드러냈던 있다와 마르키도 콤비가 올해 홀연히 텐거라는 이름으로 나타나 들려주고 있는 음악들은 당시와 또 다른 세계를 들려내며 듣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언어를 찾게 한다. 지금 당장 들려오는 사운드의 일순 ‘점’에 집중하게 되는 감각적 사운드에서, 지난 사운드의 맥락과 다음 시점의 여운까지 하나의 연결된 ‘선’으로 느끼게 되는 감상적 사운드로 전환되었다고 할까.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애초 이들의 음악에, 멜로디·리듬·화성과 같은 전통적인 분절 요소는 분석의 대상이 아니다. 어쨌거나 과거의 이들이 압축·반복된 미니멀한 사운드를 앞세우면서도 순간순간 아날로그 질감이 거칠게 튀어나오는 사운드를 통해 완연한 감각의 음악을 들려주었다면, 「Oneul」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는 텐거의 사운드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로 구축된 배경음이 과도하다고 여겨질 만큼 느리고 확고하게 배경을 마련하고, 그와 중첩하는 있다의 보컬 및 비(非)아날로그적인 소리들로 세계의 디테일을 채워내 감각의 짧은 자극은 둔화하고 그로 인한 감상의 여운은 길게 증폭시키고 있다. 사실 대중음악 싱글의 경우 짧다고도 길다고도 할 수 있는 그 시간을 크게 같은 형태의 부침을 두세 차례 반복하여 갖는 스토리 곡선으로 채워내는 것이 보통이고, 특별하다고 하면 한 곡 내에서도 다양한 변곡점을 통해 복잡한 스토리 곡선을 만들어내는 정도가 일반적인 특별함이다. 그러나 러닝타임의 5분여를 마치 롱테이크로 촬영된 장면처럼 하나의 긴 호흡으로 활용하고, 가사와 여타 사운드의 조합마저 슬로우모션처럼 미세하고 천천히 설득시키는 본 싱글의 방법론은, 노래의 시점과 청취의 시점이 일치하는 감각의 감상 대신 시점이 주체적이고 종교적으로 늘여진 음악의 인상주의로서 감상의 감상을 허락한다. ★★★★

 

Credit

Original Release : 2016.05
Digital Release : 2017.06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Oneul
    있다
    있다
    있다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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