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은] 피아노-베이스-드럼으로 구성된 밴드 에버뉴의 「널 잊을 수 있을까」는 지난 싱글 「그 날」(2017)에 이어 두번째로 보컬 김상이와 함께 한 음악이다. 이 밴드의 특징은 기타 연주가 없이 건반을 중심으로 폭넓은 멜로디와 감성으로 곡을 전개해나가는데 있다. 또한 이들을 밴드 음악으로 봐야 하는 이유는 곡 전반에 가득한 리듬감이다. 베이스 주자가 밴드의 음악을 작업할 때 나타나는 특유의 그루브는 윤상 등 베이시스트 출신들의 싱어송라이터들이 이미 보여준 적 있다. 에버뉴에서는 베이스를 담당하는 프론트맨 김도윤이 곡의 작사, 작곡 작업을 대부분 담당하는데, 특히 이 곡의 경우 건반 세션주자로 유명한 조현석의 피쳐링을 통해 몽환적인 느낌을 더하여 지금까지 발표한 그들의 곡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세련됨을 보여준다. 여기에, 김상이의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목소리는 곡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심화시킨다. 절정부로 이어지는 남성 보컬과 여성 보컬의 하모니는 일본 밴드 HY의 「A.M. 11:00」(2003) 같은 곡마저 연상시켜, 착잡한 이별의 정서를 극대화 시킨다. ★★★☆

[차유정] 슬픔을 가식없이 나열하면서도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편안한 팝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지만, 곡 자체가 주는 은근한 슬픔에 더 주목을 하게 만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유없는 청승과 슬픔으로 도배된 빌라드 장르에 약간의 변화가 필요함을 음악으로 들려주고 있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