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43-1] 김목인×시와×황푸하 「봄맞이」

김목인×시와×황푸하 『집에 가자』
2,68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4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디지탈레코드

[김성환] 이제야 세월호는 물 위로 올라왔다. 돌아오지 못한 9명을 맞이할 시간이 왔지만, 유족들의 슬픔은 누군가가 구치소에 가기 전까지 그 배와 함께 3년을 방치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 곡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황푸하는 바로 그 현장을 다녀와 그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떠올려 노래를 만들고, 김목인과 시와를 초대해 함께 노래했다. 루시드폴의 「아직 있다」(2015)가 망자(亡者)의 시선에서 남아있는 자들을 위로하는 시점의 곡이었다면, 이 곡의 메시지는 남아있고 기다리는 자들의 시선에서 망자를 향한 정을 풀어놓지만 좌절과 비탄보다는 희망을 싣고 있기에 역설적으로 더 애잔하다. 세 사람의 목소리 역시 슬픔을 싣기 보다는 그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하모니를 펼쳐낸다. 이 노래에 세 사람이 담은 그 희망처럼 9명이 빨리 유족들의 곁에 돌아올 수 있기를, 이 노래를 들으면서 간절히 기원한다. ★★★☆

 

[김용민] 세월호를 이야기한 음악을 들을 때에 조금 망설여지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부르는 목소리에, 이러쿵저러쿵하면 그 애들이 조금 섭섭해 할 것 같거든요. 학생들이 ‘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나 우리도 할 말이 아주 많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추모곡이 세상에 나왔거든요. 전쟁과 같은 비교적 지속적인 사건을 제외하고 좀처럼 유례를 찾기 힘든 일입니다. 화수분과 같이 샘솟는 세월호 음악 창작은 기존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기능을 합니다. 바로 기록의 기능이죠. 여느 활자보다 생생하고, 어떨 때는 영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더 정확한 현실을 이야기 합니다. 그렇습니다. 세월호를 이야기하는 음악은 바로 기록이자 역사고, 음악에 대한 지엽적인 평가보다 훨씬 중요한 포인트를 지닙니다. 「봄맞이」는 행복해하네요. 웃을 일이 없을 것 같던 그 항구에 모처럼 웃을 일이 생겼으니까요. 역사에 기록될 세월호는 마냥 비극이 될 테지만, 「봄맞이」는 살랑거리는 바닷바람과, 개나리 진달래와 함께 햇살이 비치는 바로 그 풍경입니다. 특히 시와는 살짝 들뜬 목소리로 그 설렘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습니다. ‘꿈에서도 너무나 보고싶’은 마음에 슬퍼지는 건 잠깐.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한껏 품은 모습은 마냥 우울하지 않네요. 게다가 중간과 마무리를 담당하고 있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은 눈물 섞인 웃음을 자연스럽게 불러옵니다. 글쎄요. 세월호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다짐은, 매우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꽉 움켜쥐고는 싶은데, 모래알같이 조금씩 흐르는 기억으로 보낼 것 같은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런데 「봄맞이」는 모래알을 반짝이게 하는 석양처럼, 세월호와 같은 비극 가운데서도 가족들의 행복 한 순간을 정확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훗날 역사 속의 세월호를 무미건조하게 읊을지라도, 「봄맞이」는 미수습자 가족의 행복이 비극 속 사치가 아니었음을 증언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 같네요. 그래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

 

[유성은] 처음에 느낀 감정은 당혹감이었다. 이후 잠시 거짓된 안심이 찾아왔고, 안심의 높이만큼이나 더 깊숙이 지옥 밑으로 떨어지는 절망감과 끝없는 미안함을 느껴야 했다. 무려 3년, 나는 우리는 그렇게 당혹과 절망이 버무려진 미안한 현실 속에 그 배와 감정을 바닷속에 던져두고 있었다. 마치 거짓말처럼 너무도 쉽게 올려진 배를 앞에 두고, 목포의 노란 리본들은 봄 바람에 흐드러진 춤을 추며, '봄맞이, 집에 가자, 두렵지 않아'라고 속삭인다. 그렇게 그 아이들과 잊혀진 이들에게, 무심하게 지나버린 시간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미야자키하야오(宮崎駿)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중 키무라유미(木村弓)의 음악 「いつも何度でも(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연상시키는 (오르골로 만들면 더) 아름다울 멜로디 위에 그들의 목소리를 싣고, 건반과 통기타는 바램을 가득 머금으며 잔잔하게 여운을 보탠다. '함께하는 꿈을 꾸며,' 꿈밖에 꿀 수 없는 현실. 단순한 문장이 주는 깊은 슬픔은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어른의 미안함을 폭발시켜 차분하고 잔잔한 곡에 어디서도 품은 적 없는 감정을 마음 속 깊이 각인 시킨다. 잊지 못할 친구들아. 가자. 집으로 가자. ★★★★

 

[차유정] 우리가 기다리던 봄을 만날 때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앞날을 장담하기 불가능한 사건 속에서 막연하게 걸고 있는 '희망'이라는 뻔한 단어보다는, 시간을 기다려 당연한 것들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정말 드라마틱하게 그 순간이 왔다. 모두 돌아갈 수 있게된, 어쩌면 포근하고 따뜻한 정경을 차분하고 맑게 담아서 읇조린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조금더 험난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그동안 쌓였던 회한과 눈물을 조금은 씻어 내릴 시간이다. 단순한 위안과 치유의 메시지가 아닌 또다른 지금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노래라고 해도 좋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봄맞이
    황푸하, 시와
    황푸하
    김목인, 황푸하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62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