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20-1] 곽푸른하늘 「읽히지 않는 책」

곽푸른하늘 『어제의 소설』
2,29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10
Volume 2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고교 졸업작품이었던 데뷔 앨범 『있는 듯 없는 듯』(2012)을 발표하고, 바로 홍대 인디 씬에 뛰어들어 단편선과의 합동공연 《홍대 아이유 쟁탈전》까지 치르는 등 꾸준한 공연 활동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우직한 행보를 이어온 곽푸른하늘이 선보이는 4년만의 정규 앨범 타이틀곡. 편곡에서 백창우 등의 손길을 거쳤던 4년 전 데뷔작이 심플하면서도 풋풋한 감성과 1990년대 포크 음반 프로듀싱의 정서가 녹아 있었다면, 이번 앨범에서의 그녀의 보컬은 그간의 세월이 반영된 성숙을 담은 음색을 들려주며 편곡 역시 차분하면서 은근하게 가라앉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 곡에서는 전편에 틈틈이 깔리는 첼로 연주가 곡의 멜랑콜리함을 끌어올리며, (상대에 대한) 자신의 초라함과 의기소침함을 은근한 비유로 묘사한 가사를 담담하게 전달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를 듣는 이가 공감을 하면서 오히려 위로와 힐링을 받게 되는 묘한 반응을 일으킨다. 빠르지 않지만 성장하는 만큼 자신의 음악을 매력적으로 조탁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곡이다. ★★★☆

 

[박병운] 클럽 바다비에서 회기동 단편선과의 대접전을 펼쳤던, 《홍대 아이유 결정전》의 기억이나, 《슈퍼스타 K7》(2015) 출연 등으로 인디와 오버 사이의 두부모 써는 멋대로의 경계를 넘나들던 싱어. 이런 그가 내놓은 정규작은 그간 보여준 음악 행보의 올곧은 길을 반영하고 있다. 언뜻 듣기엔 어쿠스틱 기타를 든 싱어송라이터가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의 한정을 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나, '나는 네가 쉬지 않는 공휴일' 같이 인상적인 가사를 놓치지 않게 전달하는 것도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박정근의 조광사진관이 작업한 아트워크로 발매되었던 음반 『밤안개』(2014)에 수록된 곡을 다시 불렀는데, 낭랑했던 당시의 목소리는 조금 더 쌉쌀해졌고 편곡은 오밀조밀함에서 필요할 때 들어오는 첼로로 인해 두터워졌다. 장르를 종횡하며 화려함을 수놓는 방식으로 성장하는 음악인도 있을 것이고,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여 그림자를 드리우며 커지는 음악인도 있을 것이다. 그의 길은 역시나 후자인 듯하다. ★★★

 

[유성은] 20대 초반이 만든 노래가 가질만한, 혹은 가져야만할 삶에 대한 희망과 수줍음, 어색함, 귀여움 같은 것들을 찾아볼 수 없기에, 오히려 곽푸른하늘의 음악은 보다 그 나이대처럼 보인다. 프로듀서의 설계 하에 이쁘장한 젊은 기타치는 싱어송라이터가 '해야 하는' 음악을 주입받은 (소위 팔릴만한) 음악이 아니기에, 곽푸른하늘의 음악은 '사실은 실제의 젊음은 이런 거다'라고 이야기하는것만 같다. 자신의 진짜 이야기, 자신이 전하고 싶은 것들이 가득 차있는 그녀의 두번째 앨범은 첫 앨범보다도 좀더 자신을 관조하는 흔적이 군데군데 발견된다.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 「902동 302호」 같은 노래들은 들을수록 그녀의 메세지와 축축한 목소리에 집중하게 만든다. 첼로 소리로 깊이를 더한 독특한 관점의 「읽히지 않는 책」 역시 쉽사리 가사의 화자로 등장하지 않는 책이 주인공이다. 오히려 드라마틱하고 친숙한 멜로디의 구성이 아니라 찰랑이는 기타 소리처럼 흘러가는 멜로디 구성이 뇌리에 더 각인될 수 있음이 신기하다. 정형화된 관점으로 보컬의 음역, 성량에 신나는 브라스와 감동적인 스트링, 코러스라인을 곁들이지 않아도 젊음은, 음악은, 일상은 값지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읽히지 않는 책
    곽푸른하늘
    곽푸른하늘
    곽푸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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