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0-3] 세리스 「Vision」

세리스 (Cerise) 『Vision』
1,76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3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미러볼뮤직

[김성환] 세리스에 대해 제작사의 사이트부터 인터넷 블로그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정보를 수소문해봐도 그저 '신인 일렉트로닉 싱어송라이터'라는 한 줄의 정보 이상은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그 '정보없음'으로 인해 더 이 곡 자체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전자음이 일으키는 잔잔한 그루브 위에서의 보컬리스트로서의 세리스의 목소리 역시 그 전체적인 사운드 스케이프와 매우 잘 어울리고 있다는 점이 이 곡의 매력임을 확인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마치 Sara McLachlan이나 Dido처럼 포크 록 지향적인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방법론으로 받아들인 느낌처럼 다가온다. 편곡에 참여한 노을준의 드림 팝적 감각도 살짝 숨어들어 있는 것 같긴 하나 그래도 이 곡의 음악적 주인공은 세리스가 맞다. 한 곡 만으로 그녀의 음악이 어떻다 논하는 게 쉽지 않지만, 후속곡들을 빨리 듣게 되길 기대하게 만드는 점에서는 이 첫 싱글의 퀄리티는 꽤 성공적이다. ★★★☆

 

[정병욱] 「Vision」은 노골적인 전자음악이지만 장르의 흔한 관습대로 새로운 사운드나 기교, 신선한 소리 조합에 목매지 않는다. 도리어 차가운 기계음악의 온도와는 정반대의 따뜻한 정서를 지지하는 도구로서 전자음악의 소리들을 소박하게 채워낸다. 싱글의 편곡과 믹싱을 도운 박정준은, 여러 전작에서 채워냈던 다양한 색채나 지나간 드림팝과 모던록의 경계에서 피워냈던 레트로한 감성 대신, 자신이 불리는 ‘노을준’이라는 이름처럼 작사·작곡가 세리스의 예쁜 ‘노을’과도 같은 노래의 감정 묘사를 돕는다. 재밌는 것은 세리스가 창조하고 노을준이 조합한 「Vision」의 낭만이 투박한 차가운 온도의 소리로, 제 정서의 따사로운 빛을 충분히 발한다는 사실이다. 듬성듬성한 소리와 비트의 여백은 가사의 열정과 큰 차이가 있는 관계의 거리감을 묘사하지만, 쉬지 않는 드럼의 비트가 주체의 감정을 추동해 어느새 베이스와 신디사이저의 머뭇거리는 비트마저 가사에 어울리는 설렘을 준다. 차분함 속 열애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세리스의 보컬은 건반의 에코와 어우러지며 노래 전체의 정서를 환기한다.. 아주 멀리 있는 ‘너’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선 것과도 같은 찬란한 ‘Vision’ 속 ‘나’의 시간은, 가사의 주체가 묘사하는 감정 속에서, 어느덧 독립된 시간이 아닌 ‘우리’의 시간으로 변화한다. 마치 이전에 없던 전자음악이 묘사하는 사랑의 군상을 그려내듯이.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시대가 그리는 낭만의 양태도 변화하듯이.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Vision
    세리스
    세리스
    세리스, 노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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