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일단 이 곡이 상당히 영리하다는 점부터 지적하고 싶다. 피아노로 가볍게 처리한 인트로로부터 부단히 중심으로 밀고 들어가는 곡 전개, 코러스와 보컬을 중첩시켜 결과적으로 강남의 목소리에 좀더 분명한 힘을 가지고 나아간다. 이러한 묵직함이 자칫 지루해지는 지점을 포인트를 강조하거나, 가볍게 휴지를 두는 경우만으로도 상쇄시키고 있다. 산이의 플로우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곡에 방해를 하지 않고 곡의 메세지와 랩의 메세지 또한 균일하다. 개인적으로, 그룹 출신 아이돌의 솔로 곡에서 흔히 발생하는 '어필 과다'가 적어서 좋았다. 그러나 이 곡의 주인공은 무엇보다, 강남이다. 어떤 잣대를 들이밀어도 그의 보컬은 과소평가되었다. 포인트와 호흡만으로도 보컬의 뉘앙스를 잡아주는 능력은 이미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김성환] 보이밴드 엠아이비(M.I.B., Most Incredible Busters)의 멤버로서의 강남에 대한 기억은 그들의 팬덤이나 아이돌계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상당수가 거의 갖고 있지 않았겠지만, 강남은 수많은 예능 출연을 바탕으로 이미 자신만의 연예인으로서의 지명도를 끌어올린 상태다. 물론 그는 엠아이비의 공식 데뷔 직전 멤버별 티저곡 「Say My Name」(2011)과 몇 개의 기획 테마곡이나 OST 수록곡을 노래하긴 했지만, 이번 EP가 그에게는 솔로 보컬 강남으로서의 진짜 출발점이나 마찬가지다. 비록 타이틀곡인 이 트랙을 매력있게 만드는 일등공신은 세련된 미디움 알앤비 어반 사운드를 구현한 알파벳이라고 해야겠지만, 강남 역시 곡의 분위기에 맞게 충실하게 자신의 보컬 연기를 하고 있다. 그간의 모든 솔로곡을 넘어 이제야 자신에 맞는 옷을 걸쳐 입은 것 같다. ★★★

[김정원] 엠아이비는 힙합/랩 음악을 지향하는 그룹이고, 강남은 이 그룹의 리드 보컬이다. 그렇기에 그가 알앤비적 색채가 묻어나는 프로덕션과 보컬을 선보인다고 해서 어색할 것은 없다. 「Chocolate」은 미디엄 템포의 팝적인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팝알앤비 넘버다. 인피니트의 「Destiny」, 「Back」, 「Bad」로 이름을 알린 프로듀서팀 알파벳의 프로덕션은 미니멀한 피아노, 신스 터치로 감각적이면서 편안하고 익숙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강남은 그 위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모습에서와 다르게 어눌한 발음 하나 없이 차근차근 노랫말들을 밟아나간다. 브레이크가 걸리며 등장하는 산이의 랩도 부드러운 무드를 형성하는 데에 일조한다. 다만, 다소 스트레이트한 강남의 창법 때문인지 곡은 팝 알앤비의 완전체적인 모습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한다. 유연한 면모를 보여줬다면 더욱 더 이지하게 들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무난한 곡이었다. ★★★

[열심히] ① 잘게 쪼개지며 은근히 타기 힘든 리듬을 안정감 있게 리드해가는 강남의 보컬이 우선 기대 이상입니다. 적절한 코러스 오버더빙과 맞물리며 얇고 마일드한 보컬 톤이나 창법의 한계에도 나름 영민하게 대응하고 있고요. ② 인피니트나 산이의 곡에서 특유의 다이나믹한 사운드 프로듀싱을 보여줬던 알파벳의 곡입니다. 역동적으로 완급을 만들어내던 이전 예들보다는 덜 하지만, 여전히 잔 구성이 많아요. 디테일한 부분들을 살리는 특유의 구성은 보컬의 안정감만으로는 밋밋했을 법한 곡을 적절히 보완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