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51-4] 싸인 「Oblivion」

싸인 (Sine) 『Oblivion』
2,93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7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차분하게 내려앉는 피아노 음으로 만들어진 투명한 세계관 위로 글리치한 장치와 예상치 못한 음들을 수놓던 커널스트립. 커널스트립이 거주하는 은하계의 이웃 행성주민 같은 음악을 하면서 보컬이 주는 애상과 온기의 가치를 아는 새벽, 이렇게 만났다. 온도 차가 나는 두 음악이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원래는 리믹스를 위한 접촉이었다가 급기야 유닛이 되었다고 하는데, 새벽의 보컬과 이야기가 지닌 아스라한 어떤 정서를 보존하기 위해 커널스트립이 만든 뼈대와 살이 벽을 쌓는 정성스러움이 보인다. 뾰족뾰족하고 변덕스러운 요소를 넣기보다는 점진적인 파형으로 설득력 있는 구성을 만들어냈다. ★★★☆

 

[박상준] 디스코그래피부터 작법이 변화하는 흐름까지, 이래저래 닮은 꼴인 두 사람의 프로젝트 그룹 싸인의 첫 결과물이 발매됐다. 다운템포로 일관하던 커널스트립이 새벽의 보컬을 쉽사리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요상한데, 리믹스 앨범 『Dazzling』(2014)에서 보여준 공간감의 확대와 파열음이 그의 영역을 확대할 뿐 개성을 침범하지는 않는 선에서 그쳤다는 걸 강제로 상기시킨다. 팬들이 Warp의 그 많은 앨범들을 떠올리는 게 필시 모순은 아니다. 즉, 어떤 감성을 조작하는 패턴이 교차하며 지루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반복적인 루프를 채우는 곡과 가사의 전형성이 상대의 강점을 끌어온 것이면 차라리 다행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러한 클리쉐는 십중팔구 서로의 재능을 혼란스럽게 한다. 분명한 건, 어쨌거나 전방위적인 아티스트가 되어 간다. 이게 실로 긍정적이다. ★★★

 

[정병욱] 「Oblivion」은 본작의 재킷에서 그려내고 있는 물 이미지를, 싸인 나름의 청각적 심상으로 그려내는 데 충실하고 있다. 파동은 물론, 공기와 다른 감각의 매개로서의 물의 특성 등을 오늘날 동원 가능한 기본적인 일렉트로닉 소스들과 방법론으로 꼼꼼히 재현한다. 가장 먼저 들리는 유난히 반향 짙은 목소리는 마치 먼 거리에 떨어져 물속에서의 음파만으로 대상의 위치를 가늠하는 소나(Sonar)처럼, 기억의 대상을 대하는 화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시종일관 반복되는 일정한 동기(motive)를 활용함으로써 「Oblivion」이 형성하는 커다란 물의 결을 만들어내는 것이나, 8마디를 주기로 세밀히 사운드를 만짐으로써 주된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순간순간 불규칙적으로 변화하는 물살을 만들어낸 것 또한 의도된 방식이다. 사실 물의 이미지를 수학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것처럼, 계산적으로 짜여진 「Oblivion」의 정서가 현실 감각의 표상으로 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싸인은 익숙한 사운드 장치들의 차용으로 물의 심도를 깊이 가져가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Oblivion
    새벽
    새벽
    새벽, 커널스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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