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 (참고하진 않았을테지만) 여성 록보컬이 가지는 클리셰라면 풍성한 울림으로 멜로디를 읊조리던가, 보이쉬한 톤으로 좌중을 제압하는 것이겠다. 이펙터를 약하게 걸어 중성적인 느낌을 확실히 다져놓는 보컬 채송화의 음색은 이전 밴드 미드나잇스모킹드라이브에서보다 더욱 하드하게 내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울림따위 찾아볼 수 없는 기타톤은 사막처럼 건조한 목소리에 묘하게 어울려 들어온다.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잡아주는 정직한 드러밍은 당연히 이들 음악의 근원을 묵직하게 받쳐준다. 그래서, 가까이는 모호를 앞세운 구텐버즈를, 멀리는 남상아가 압도하던 허클베리핀이 연상되는 건 필연적이리라. 시계초침처럼 간명한 「Satellite」의 도입부 리프가 울려 퍼지면 아마도 클럽의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일 것이고, "Round and Round and Round"를 외쳐대는 채송화의 거친 선동이 닥치면 어느새 돌고돌며 정체불명의 춤을 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앞날이 기대되는 꽉 짜여진 3인조 밴드를 또 한 팀 얻었다. ★★★☆

[열심히] 정교하게 조율된 사운드는 아니지만, 90년대 얼터너티브에 기반한 3인조 연주에는 나름의 박력이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성에 그칠지, 더 나아갈 수 있을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싱글이고요. 소갯글처럼 후크송에 필적하는 후렴구...는 모르겠지만, 펑크/얼터너티브 좋아하던 락키드들이라면 어렵사리 즐길 수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신경질적으로 곡을 리드하는 보컬이 아무래도 메인인데, 곡의 구성이나 보컬 이펙트는 보다 간결해졌으면 하는 순간들이 종종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