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99-1] 김윤아 「종언」

김윤아 『관능소설』
12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4
Volume 5
장르
레이블 인터파크 Ent.
유통사 지니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타인의 고통』(2016)이후 김윤아가 정말 오랜만에 공개한 솔로 5집 『관능소설』의 타이틀곡. 김윤아는 자우림의 활동과는 별개로 솔로 활동에서는 자신만의 확실한 음악적 서사를 별개로 구축해왔고, 이번 앨범에서는 ‘성인의 사랑’이란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접근한다. 물론 김윤아는 이전에 발표했던 여러 곡들에서도 ‘사랑의 허무함’을 가사의 주제로 종종 활용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앨범 속의 대부분의 노랫말에선 40대의 끝에서 맞이한 감정의 섬세함을 단어 하나하나의 사용에 반영하여 사랑의 환상과 현실에 대한 강렬한 공감을 일으킨다. (일부 스트링 세션이 있지만) 피아노 연주의 선율과 그녀의 보컬이 거의 편곡의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는 이 곡은 김윤아의 대표곡 중 하나인 「야상곡」(2004)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야상곡」이 애타는 그리움을 반영한 아직 ‘젊었던 순간’이라면, 「종언」은 그 사랑의 끝의 허무감을 더욱 짙고 가라앉는 보컬의 활용으로 ‘체념과 관조’라는 중년의 정서로 변화시켰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회한이 있지만, ‘그토록 아리던 나를 모두 잊었네’, ‘두 번 다시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라는 현실 인식은 결국 그 나이에 도달해야 깨달을 수 있는 체념의 지혜다. 한 때 솔로작에서 지나치게 어른스럽게 포장한다는 비판도 들었던 김윤아는 드디어 자신의 연륜이 갖는 장점을 오롯이 음악에 담을 수 있는 성숙을 이뤄냈다. 이번 앨범과 이 곡은 K-Pop과 ‘인디’란 이름으로 버텨온 장르 음악들 사이에서 빈 공간처럼 남아있던 진정한 ‘어덜트 (컨템포러리) 팝’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모범답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유성은] 어떤 사랑과 그 감정의 종말을 주제로 한 「종언」은 전작인 「야상곡」과 비슷한 울림을 가진 곡이다. 진심을 목소리에 눌러 담아 진하고 묵직하게, 미묘하지만 아팠던 감정의 소용돌이를 술회한다. 이 곡을 듣다보면 성정체성 때문에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고 번뇌한 시절을 슬프지만 덤덤하게 담아냈던 Nakamura Ataru(中村中)의 「友達の詩 (친구의 시)」(2005) 같은 곡이 생각나기도 한다. 자우림의 활동과는 다르게, 김윤아가 자신의 솔로 앨범에서 다루는 감정의 깊이는 메이저 발라드 씬의 공식을 벗어난다. 그야말로 어른의 복잡한 감정에 대해 섬세하고 세밀하게 접근하고, 듣는 이에게 그 끝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성찰과 위로를 전한다. 앨범에는 「종언」과 같은 발라드 뿐만 아니라 애시드팝, 재즈, 퓨전,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수록하며 더욱 넓어진 김윤아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들려주며,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연으로 신선한 공명을 시도해 실험적 다양성까지 잘 보여준다. ★★★★

 

[이아림] 판소리부터 트로트와 발라드까지 삶과 사랑에 대한 ‘한(恨)’은 유구하게 이어져 왔다. 이때 화려한 애드립과 바이브레이션으로 청자를 압도하고, 풍부한 성량과 꺾는 음으로 애절함을 표현하곤 한다. 이러한 방식이 지켜야만 할 공식은 아니지만, 목소리의 공명은 분명 효과적이다. 그리고 김윤아는 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김윤아가 밴드 자우림의 보컬로 데뷔했을 때에 비해 창법의 변화는 있었지만, 한 곡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목을 뒤집어 까듯 자유자재로 바뀌는 걸 보면 보컬리스트로서의 존재감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자우림의 음악이 장조와 단조를 오가며 로커 김윤아를 담는다면 솔로 가수 김윤아의 활동은 (자작곡으로 활동하는 만큼) 자우림의 스핀오프 같기도 하나, 좀 더 사적이고 내밀하다. 오롯이 ‘사랑’에 집중한 이번 신보 『관능소설』의 경우, 자우림의 『영원한 사랑』(2021)보다 훨씬 깊고 묵직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가 『Shadow Of Your Smile』(2001)을 시작으로 그는 꾸준하게 사랑에 대해 노래해 왔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으로 사랑이란 단어를 다각도로 사고한 적은 없었다. 특히, 자우림이 앨범 단위로 밝음과 어두움이란 양극단을 보여주던 것처럼 김윤아의 명의로 구현해낸 양면성이 한 앨범에 담겼다는 점과 많은 피처링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타이틀 「종언」은 기존의 김윤아가 보여주던 어둡고 울적한 분위기가 도드라지는데, 유달리 떨림음이 가득해서 절절한 곡이다. 그러나 특유의 고아한 매력은 여전하다.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와 같이 쓸쓸함이 감도는 곡은 묵직한 슬픔을 남긴다. 흑백의 뮤직비디오와 더불어 애끓는 순애에서 담담함으로 잦아드는 보컬과 연주의 웅장함은 장례를 치르듯 장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와 달리 더블 타이틀 「장밋빛 인생」을 비롯해 후반부로 갈수록 음악은 애상이 깃들긴 했어도 점차 밝아진다. 음에서 양으로 흐르는 구성이 의아하면서도 가사와 장르 등 전반적으로 과감함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본인은 ‘오전에 듣기에는 정말 안 어울리는 앨범’이라고 말했지만, 동틀녘 밝아오는 하늘과 함께 환희에 차오르는 경험은 꽤 괜찮다. 좋은 음악은 언제 들어도 어울리기 마련이니까.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종언
    김윤아
    김윤아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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