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청량한 코드워크, 기타와 건반을 풍성하게 활용해 화음을 극대화하는 사운드, 적당한 질주감과 자연스러운 범위에서의 멜로디라인 등. 페퍼톤스와 J-Pop 사이에서 만들어질 법한 밴드 팝 사운드에 충실한 곡입니다. 레퍼런스들에 비해 폭발적으로 고조시키는 힘이 후렴구에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각 악기들이 돌아가며 임팩트를 키우는 중반부 이후부터 연주나 곡의 마무리 등을 통해 청자들에게 적절한 서사적 보상감 또한 챙겨줍니다. 전반적으로 쉽게 들리면서도 안일하거나 늘어지지 않게끔 하려는 여러 방향의 고민을 ‘밴드’의 편성 안에서 풀어낸, 탄탄한 성실함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

[유성은] 분명히 신나고 경쾌한 곡인데 아득히 요원한 저 먼 바다를 그리는 애틋함도 담겨있다. 빠른 BPM에서도 탄탄한 보컬로 뭉치는 부분 없이 그들만의 세계관을 또렷하게 전달한다. 밴드 사운드를 차곡차곡 쌓는 과정에서 피아노 연주가 멜로디를 덧칠하여 화려한 화성을 더해 대중성을 배가시킨다. 점점 쌓여가던 사운드가 후반부 공간를 가득 메우며 거대하고 압도되는 ‘대양’을 현실화 시키는 부분이 압권이다. 결국 밴드의 탄탄한 연주 실력에 힘입어 질주감과 청량감이 가득한, 시원한 여름 그 자체인 곡이 탄생했다. ★★★☆

[이아림] 보컬 유다빈을 내세운 팀의 이름은 단순하고 투박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총천연색을 담은 듯 화사하다. 《슈퍼스타K6》(2014)에서 낮은 음역대를 선보이던 유다빈의 청아한 보컬, 공모전으로 시작해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2022)까지의 경연 참여, 친구이자 동료인 동갑내기 멤버들의 친밀함은 앞을 향해 나아가는 끈끈한 서사를 부여한다.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주제 의식, 청춘과 희망이란 키워드, 보컬이 뿜어내는 밝은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항해」의 구성 요소들은 분명 특별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의 긍정적 에너지가 인상 깊은데, 이는 찰나의 구간에도 강약을 조절하는 세밀함의 영향일 것이다. 전반적인 인상은 힘차게 달려나가며 곡절없이 고조되지만, 후렴구에 도달하는 동안 폭발할 듯 몰아치다가도 텐션을 낮추는 드럼이나 기타의 기세는 미묘한 상승과 하강을 보여준다. 특히, 은은한 건반의 멜로디와 대조되는 쫀쫀한 보컬은 한껏 고조된 음을 갑작스런 단조로 끌어 내리는 등 능란하게 곡을 이끌며 활력을 불어넣는다. 다소 뻔하게 들리던 곡을 이색적으로 만드는 후반부의 드럼과 기타 협연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다양한 군상을 그린 영상과 더불어 시원한 노래에 깃든 긍정의 힘이 기운찬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