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55-4] 지멘×컨소울 「R E S E T」

지멘×컨소울 (Zeemen×Konsole) 『R E S E T』
1,70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6
Volume EP
레이블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상준] 영기획, 허니배저 레코즈만큼 깊은 인상을 준 곳은 전자음악 레이블은 누가 뭐래도 헥사 레코즈였다. 그중에서도 지멘의 『Sixteen Days』(2014)은 정말 끝내주는 백미로, 에이스의 한방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과장을 하자면, Stones Throw의 J Dilla가 생각날 정도로 말이다. 컨소울은 어떤가? 꾸준히 좋은 앨범을 냈으며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본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트랩을 넘어 각종 전자음악의 소스에 랩을 입히는 듯한 작업에 매료된 듯 구미를 당기는 싱글을 연달아 발매해왔다. 스케리피와의 합작은 개중에서도 정점이었고, 몇몇 싱글 이후에 드디어 정점의 콜라보로 돌아왔다. 지멘이 가장 잘 다루는 테크노 비트에 Tyler The Creator 마냥 혼란스럽되 가만히 스토리텔링을 풀지도 않고 주제의식을 함양한 것도 아닌 소리를 내뱉는다. 이 랩은 비트의 일부분이다. 사운드의 일부분으로써 육성이 할 수 있는 발음을 통해 비트의 방향성을 꼬아놓는다. 얼마 전 김아일과 서사무엘이 보여주었던 작업보다도 훨씬 더 노골적으로 그 태도를 지향한다. 스타일보다 소리가 앞서는 셈이다. 이 균형과 합의가 무척 만족스럽다. 정성스럽게 깁고 더한 소리들이 뻗어나오는 게 장난이 아니다. 「R E S E T」은 솔직히 독립적인 싱글이라 보기 어렵다. 곡 하나로 끝날 게 아니라 앨범의 하이라이트인 「No Help」까지 다다르는 길의 시작이고 퍽 친절한 안내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음악은 현재 이 나라의 댄스뮤직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세련됐으며 스타일 이상의 소리를 가진 결과물 중 하나다. 이번 주에 좋은 댄스뮤직이 많이 나왔다. 부디 일청을 권한다. ★★★★

 

[정병욱] 알다시피 요즘 잘 나가는 음악은 죄다 힙합 아니면 소위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노래들이다. 그와 같은 시대에 일렉트로닉 비트와 랩의 결합이라는 방법론은 그저 가장 익숙한 조합이자 안전한 수단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지멘은 자신이 “다르다.”고 한다. 이른바 뮤직 프로듀싱에 있어서 스스로 원하는 소스를 직접 만들어내지 않아도 얼마든지 구해 쓸 수 있는 ‘프리셋’의 시대에, 자기만큼은 장인정신과 실험정신을 발휘해 ‘소리’를 그야말로 ‘세공’해낸다는 것. 다행히 「R E S E T」을 듣고 나면 그와 같은 과장 섞인 자신감이 결코 얄궂게만 들리지 않는다. 노래 제목부터 성실히 한 글자, 한 글자를 띄어 써 1개의 ‘단어’를 5개의 ‘음운’으로 나눈 의도는 본 싱글의 감상을 겪어야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단순하지만 거칠고 공격적으로 점사하는 사운드, 특정 노트를 반복적·불규칙적 리듬으로 몰아붙이는 비트의 가쁜 호흡은, 전례는 있을지 몰라도 다른 레퍼런스는 절대 떠올리지 않을 이들만의 서사이다. 랩다운 랩의 긴 문장과 어울리기 힘든 테크노 리듬을 활용하기 위해, 거꾸로 랩을 파괴하는 이들의 방식은, 랩 역시 음악 속 ‘소리장치의 일부’라는 이들의 의사가 적절히 반영된 결과이다. 어찌 보면 가사지 없이 결코 다른 가사는 들리지 않는 이들의 분절적인 코드가 작가의 자의식 과잉으로 비춰질수도 있지만, 전술한 사운드에 더해 제목과 훅에 반복된 “reset”이라는 단어 의미만으로 노래의 핵심적인 정서가 청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R E S E T
    컨소울
    지멘, 컨소울
    지멘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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