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공통리뷰 #02] 뜨거운 감자 『연기 : 年記』 : 모색의 징후

뜨거운감자 『연기 : 年記』
71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6.03
Volume 3
장르
레이블 다음기획
유통사 서울레코즈

뜨거운 감자는 드러머 손경호, 베이시스트 고범준,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오헤이, 팀의 리더이자 보컬을 맡고 있는 김C(김대원)로 구성된 록그룹이다. 두 번째 앨범 『New Turn』 (2003) 은 여러모로 주목받을만한 앨범이었다. 특히 「서울 기러기」같은 곡에서 변형된 기타소리를 오버더빙 하여 8분 가까이 듣는 이의 청각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난 나를 사랑할 줄 몰랐습니다」에서 덥 사운드를 활용해 댄서블하게 채색한 아이디어도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아이러니」의 친근한 멜로디를 기억하는 것으로 보아 작곡 능력도 출중한 밴드라는 결론이다. 좋은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릴리즈 당시, 뜨거운 감자의 두 번째 앨범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김C가 라디오와 TV에 나와 차근차근 대중적인 인기를 쌓았어도 이 앨범은 그저 시덥지 않은 농담 속에서 무시되고 마는 굴욕을 겪을 뿐이었다.

3년이 지난 2006년,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뜨거운 감자를 둘러싼 분위기는 2003년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그동안 밴드의 리더 김C는 (뮤지션이라기보다) 방송인으로 명성을 얻었고 덕분에 밴드도 유명세 아닌 유명세를 탔다. 한국 특유의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상황에서 뜨거운 감자의 경우는 꽤 성공적인 경우라고 하겠다. 그러나 역시 한국적인 특수한 상황 아래서 뜨거운 감자의 세 번째 앨범 『年記』는 팔짱 낀 음악 애호가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야 하는 난관도 버티고 있다.

뜨거운 감자는 역시 근성을 가진 팀이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애쓰고 있다. 「각설탕」의 간주부와 「내가 날아간 자리」의 황량한 후주는 포스트 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밴드 특유의 몽롱한 취향이 살아있다. 그 밖에 곡에도 호감을 표하게 되는데, 미니멀한 삼박자 왈츠를 드럼 스틱이 받아 상승하는 「Perfect Loser」는 구성이 잘 짜여 있고, 기타 톤을 영롱하게 잡아 잔상을 오래 남기는 「구름」은 사운드가 들을만하며, 인생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Question」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곡들이다. 「봄바람 따라 간 여인」의 감수성도 그리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은 것이 이미 『New Turn』을 통해 규정했던 밴드의 앨범 컨셉, - 전반부는 대중적으로 후반부는 하고 싶은 대로 - 을 명확히 따르고 있을 뿐이다. 여러 가지로 뜨거운 감자는, 이 팀의 리더로서 팀을 이끄는 방송인(?) 김C는 결코 타협하거나 갈등하지 않았다고 보여 진다.

하지만, 꽤 괜찮은 사이키델릭 팝(?)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엔 뭔가가 부족하다. 부족한 증거를 찾기 위해 스크롤바를 옮기며 부분부분 듣는다. 한 번 느낀 감정은 날짜와 요일을 달리해 여러 번 들어봐도 사그러지지 않는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다. 팔짱 낀 음악 애호가들의 영향력 때문에 벌어진 자기검열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뜨거운 감자의 세 번째 앨범은 전작에 비해 도전정신이 결여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전 앨범의 표현방식을 넘어서지 못한 채, 혹은 넘어서지 않으려 한 징후가 감지된다. 김C가 라디오를 통해 수없이 주장했던 ‘힘 빼고 듣는 음악’의 슬로건을 실행에 옮긴 것일까? 뜨거운 감자는 U2처럼 오랜 세월 음악을 했던 밴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타일이 고정되어 간다는 것은 큰 오점으로 남기고 싶다. 기타 연주보다 보컬로 무게 중심을 살짝 이동했고, 아이디어로 가득 찼던 요헤이의 기타는 전작을 많은 사람들이 듣지 못했다고 생각했는지 조금씩만 바꾸어 다시 연주하고 있는 듯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비오는 오후 4시 강변북로를 걸어가고 있는 여자를 보면서 돌연 ‘이 세상이 여자에겐 힘들 거야’(「강변북로를 걷는 여자」)라고 점프 컷 하는 생각이 안일하거나 오만한 발언, 둘 중에 하나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Credit

[Member]
김C : Vocal & Guitar
고범준 : Bass
하세가와 요오헤이 : Guitar
손경호 : Drum

[Additional Musician]
Electric & Acoustic Guitar : Kasuga "Hachi" Hirofumi (Track1)
Chorus : 강산에 (Track6)

[Staff]
Executive Producer 김영준
Promotion manager 류상기
Promotion Manager 김영호 탁현민
Art Direction and Design by 홍나애
Produced by 뜨거운 감자
Recorded by 김C with 뜨거운 감자@NAVI studio, 구종필 & 고종진@KOCCA studio
Mixed by 오현석@VIBE studio assisted by 정은경 (except Track3 mixed by 구종필@KOCCA studio)
Mastered by Tucky@JVC Mastering Center Japan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Today Is
    -
    -
    -
  • 2
    봄바람 따라 간 여인
    -
    -
    -
  • 3
    강변북로를 걷는 여자
    -
    -
    -
  • 4
    좌절금지
    -
    -
    -
  • 5
    101동 111호
    -
    -
    -
  • 6
    청춘
    -
    -
    -
  • 7
    구름
    -
    -
    -
  • 8
    Perfect Loser
    -
    -
    -
  • 9
    Question
    -
    -
    -
  • 10
    미안해
    -
    -
    -
  • 11
    각설탕
    -
    -
    -
  • 12
    내가 날아간 자리
    -
    -
    -
  • 13
    Hidden Track
    -
    -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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