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The Glam - 『...Who?』 : 그대 매력있어요. 그러나...

글램 (The Glam) 『… Who?』
54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6.06
Volume 2
장르
레이블 레드캐슬
유통사 파스텔뮤직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박용국을 제외한 모든 멤버가 탈퇴한 후, 새로운 파트너 최수원(기타, 베이스, 키보드, 보컬)과 듀오의 형태로 발매한 더글램의 두 장짜리 신보 『...Who?』는 매끈한 포장만큼이나 매력적인 음악이 담겨있다. 두 장의 CD에 담긴 음악들은 기본적으로 1970년대 록에 뿌리를 대고 있으면서도 세련된 편곡과 사운드로 버무려져 있다. 이러한 부분은 지난 1집 『The Glam』(2004)에서도 느낄 수 있던 더 글램의 특징이기도 하다. 

박용국의 목소리는 한국 음악계에서 보기드문 글램-록(glam-rock) 취향이다. 적당히 끈적이며 비음이 섞인 목소리는 밴드가 지닌 개성의 절반을 차지한다. 노웨이 시절부터 오랜동안 록계에서 활동해온 그는 이번 음반에서 자신의 목소리 색깔을 잘 알고, 그 특징을 100% 활용하는 모습이다. 「바이러스」, 「Break On Through」, 「Rocker」와 같은 빠른 곡에서 그는 고음역대를 비음과 가성을 사용하여 노래한다. 덕분에 두성을 사용하는 보컬들처럼 날카로운 고음이 아니라 (약간 답답한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저음에서는 착착 감기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어, 90분간 음반을 듣더라도 질리지 않는 매력을 끊임없이 뿜어낸다. 간간히 보컬 이펙터를 사용하거나(「Get Away」, 「Negative Smile」) , 최수원의 보컬과 교대로 등장(「꿈」)하여 다양성을 추구하는 점도 귀에 들어온다. 청자의 입장에서 음반 전체를 가다듬고, 매만졌음이 느껴진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는 음악적 틀을 유지하면서도 본 음반이 1집과 확연히 차별되게 만드는 부분이다.

연주 역시 무난하다. 특히 최수원의 베이스는 기타와 동등한 비율의 활약을 보인다. 지난 1집에서 전반적인 사운드가 소위 '날아다니는' 느낌이었는데, 이는 믹싱의 문제도 있었지만 베이스와 기타 사이의 톤 조절에 실패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그런 과거와 비교할 때, 신보에서 베이스가 리듬기타 보다 더욱 긴밀한 움직임을 보이며 사운드의 핵으로 등장하지만, 기타와의 톤 조절에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작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밴드-더 글램을 증명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기타 솔로가 많이 등장하지 않지만 대부분 멜로디와 테크닉을 적절히 혼합한 연주라는 점에서 더 글램이 추구하는 음악이 심플한 곡과 세련된 연주임을 알 수 있다. 화려하기보다 필요한 곳에서만 깔끔한 솔로 연주를 펼치는 기타 연주를 생각할 때, 리듬 파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러한 분위기라면 드럼 역시 충분히 넓은 운신의 폭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드럼 연주가 베이스에 비해 다소 단조로운 느낌이다. 정식 멤버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더블 음반을 낼 만큼의 구성력을 가진 밴드라면 세션 드러머들과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두 번째 CD에서는 두 곡의 연주곡과 한 곡의 기타 반주가 등장하는 발라드가 자리한다. 소품처럼 느껴지는 피아노 연주곡「무위」와 「JIA」는 따로 떼어 생각한다면 너무나 아름다운 음악들이다. 밴드가 지닌 음악적 저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굳이 이 곡이 음반 전체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는지는 의문이다. 1집의 멤버들이 중심이 되어 녹음한 연주곡 「눈오는 밤 마지막 겨울」, 그리고 이어지는 「미치도록 슬프게」에서도 의문은 계속 이어진다. 멜로우한 곡들이 두 번째 CD에 집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두 번째 CD의 후반부로 갈수록 소품들 중심의 배치가 너무나 확연히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품을 서너곡 씩이나 집어넣은 구성의 더블 음반을 굳이 만들 필요가 있었으까? 비사이드(B-Side)나 사이드 프로젝트 모음집로 '반드시' 두 장짜리 음반을 채워야 할 피치못할 사정을 가진 음반이었다면 이러한 곡들의 후반 배치는 별반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음반은 이들의 정규음반, 특히 1집에서 자신들의 저력을 제대로 다 보이지 못했기에 더욱 응축된 음악을 보여줄 필요성을 지닌 2집이다. 또한 본질적으로 더 글램이 추구하는 음악은 앞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날카롭기보다 매끄럽고, 뜨겁기보다 따뜻하고, 냉철하기보다 분열적이며, 복잡하기보다 단순하고, 단단하기보다 부드럽다. 그런데, 소품들의 남발은 이러한 밴드의 컨셉을 흐려놓기까지 한다. 과연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두 장의 CD에 담을 필요가 있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 음반의 첫 곡인 「...Who?」가 음반 전체를 통해 가장 대곡이며 더 글램 음악의 정수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곡과 함께 배치된 두 번째 CD의 모호한 성격의 곡들이 가지는 효용성에 대해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감상에 이 음반은 지루하지 않지만, 반드시 두 장이어야 할 이유는 찾을 수 없는 음반이다. 충분히 매력있는 밴드가 너무 많은 것을 보이려다가 꾹꾹 눌러담은 만 못한 우를 범한 것 같아서 아쉬운 결과인 것이다. 1집에 비해 훨씬 나아진 2집이라는 것(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 자신감이 이러한 과욕으로 표출되었으리라. 과욕을 부릴만큼 밴드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을 갈고 닦아왔음이 음반 곳곳에서 느껴진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음반의 완성도에 있어서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지만, 특히 음악은 청자와 음악인의 호흡이 일치할 때 최상의 정점에 다다른다. 밴드는 치밀하고 조리있게 음반을 꽉 조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다음 번에는 정말 무르익고 잘 짜여진 음반을 선보일 것이라 믿고 싶다. 더 글램은 1집에 이어 이번에도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성을 확고하게 세웠을 뿐 아니라 이를 어떻게 심화-발전시켜야 하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밴드이기에 아쉬움은 더 커지고, 바램은 더 간절해진다.

당신들 매력있어요. 충분히. 그렇다고 너무 다 보여주려고 하진 마세요. 그러지 않아도 우린 당신들이 하고픈 음악을, 그 얘기를 느낄 수 있거든요. 


Credit

[Member]
박용국 - Lead Vocal, Guitr, Background Vocal
최수원 - Guitar, Bass, Keyboards, Vocal

[Staff]
Produced by 박용국
Co-Produced by 홍성태, 송재혁, 박호진, 최수원
Recorded by 송재혁@Red Castle Studio
Mixing & Mastering 박호진@Faunus Studio, U.S.A., Geoff Ott@London Bridge Studio, U.S.A.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01
    바이러스
    -
    -
    -
  • 102
    Rock And Roll
    -
    -
    -
  • 103
    Rocker
    -
    -
    -
  • 104
    꿈 : Believe Your Dream
    -
    -
    -
  • 105
    Get Away
    -
    -
    -
  • 106
    뒤늦은 사랑
    -
    -
    -
  • 107
    내가 뒤집어 버리겠어
    -
    -
    -
  • 108
    Can't help falling in love
    -
    -
    -
  • 109
    중독
    -
    -
    -
  • 110
    회색빛 겨울
    -
    -
    -
  • 111
    Rock And Roll : Reprise
    -
    -
    -
  • 201
    Who
    -
    -
    -
  • 202
    Break On Through : To The Other Side
    -
    -
    -
  • 203
    Negative Smile
    -
    -
    -
  • 204
    무위 (inst.)
    -
    -
    -
  • 205
    Shake Dance
    -
    -
    -
  • 206
    Jia
    -
    -
    -
  • 207
    깨어나
    -
    -
    -
  • 208
    눈 오는 밤 마지막 겨울 (inst.)
    -
    -
    -
  • 209
    미치도록 슬프게
    -
    -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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