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05-4] 퓨 「California Memory」

퓨 (Few) 『California Memory』
1,79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7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미디어스코프

[김성환] 서구식 일렉트로닉-팝-소울의 스타일을 꽤나 완벽하게 받아들인 모양새를 가진 곡이다. 팀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탓에 어딘가에서 이 음악을 흘려 들었더라면 (한국어 가사 부분을 못 들었다면) 이 팀이 한국 아티스트인지도 모를 만큼 완벽하게 서구적이며 매끈하다. 앰비언트한 분위기를 끌어가지만 동시에 꽤 대중적이며, 소리의 여백을 컨트롤하는 면에서도 매우 세련되다. 부유하는 기운 속에 편하게 몸을 맡기기에 딱 좋다. 완벽한 영어 가사를 준비해 아예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게 어떨까 싶은 매력적인 사운드다. ★★★☆

 

[박병운] 싱글 커버에 있는 모닥불이 소멸해 가는 듯한 멜랑콜리한 심상이 사운드 곳곳에서 읽힌다. 한때 하나 밖에 없었던 대상에 대한 영롱함을 묘사하기 위한, 밤하늘의 빛처럼 박힌 일렉트로닉 텍스처와 징글쟁글거리는 기타음은 제법 아련하다. 여기에 제법 소울풀한 보컬과 영어에서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가사의 흐름은 ‘기억’이라는 이 곡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이 어느샌가 다가온 이 일렉팝이 다음엔 더 많은 이야기와 단서를 주길 바란다. ★★★

 

[정병욱] 노래의 제목 속 기억(memory)은 결국 소통이다. 우리는 인류 소통의 역사가 모닥불 앞에 모인 이들의 원시적 춤으로부터 시작했다는 증언의 사실 여부를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춥고 어두운 자연의 위험에 대항해 생존의 기쁨과 노하우를 따뜻한 불꽃 앞에서 소통하던 그들의 춤사위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기억의 방식은 때로 기억 자체보다 더 많은 것을 시사한다. 「California Memory」는 뮤지션 스스로 밝힌 (사연을 알 수 없는) 개인 경험의 구체적인 스토리보다 그에 응답하여 불을 밝히는 일렉트로닉 장치들의 노동과 그 표상을 짐작할 수 있는 앨범 아트워크를 통해 자기 정서를 대신 발설하고 소통한다. 불친절한 설명 앞에서 어떤 사운드가 땔감으로써 나무 밑동이 되어 불길을 붙잡을지 어떤 마찰의 고통 속에서 일렁이는 불꽃이 튀어 나갔는지 그 서사를 짐작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음악마저 불친절하지는 않기에, 전반부 지체하는 사운드를 따라서는 차가운 밤의 공기를 따라가고, 비트와 템포를 조율하며 점멸하는 소리를 따라 ‘너’를 향한 가사의 은유를 덧입히다 보면, 훅과 절정에 이르는 댄서블한 ‘성화(聖火)’까지의 서사가 나름 설득력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불길을 추억하는 주문의 메아리는 그 의미와 상관없이 ‘따뜻한 재’ 속에서 파닥이며 여운을 남긴다. 파괴적인 폭발이나 세련된 조명(illumination)은 아니지만,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기억과 정서의 크기만큼이나 누군가에게 환상적인 상상의 이미지를 제공할 법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California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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