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4-4] 제이에이 「분필 (feat. QM)」

제이에이 (JA) 『Lost & Found』
2,08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4
Volume 3
레이블 Sony
공식사이트 [Click]

[김정원] 현시점으로 따지면 명성이 그리 높진 않지만, 제이에이는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크루 '살롱01'의 주축 프로듀서였다. 그 당시 그가 주조해낸 여러 비트들은 살롱01과 오버클래스의 기틀이 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 당시의 영광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 몇 년간 한국힙합 씬은 너무나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 사이에 제이에이는 자람 프로젝트 등의 방식으로 변화를 모색하려 했다. 「분필」 속 넓은 공간을 연상케 하며 퍼지는 드럼 톤과 게스트로 네임 밸류 있는 래퍼가 아닌 신예 QM을 기용한 사실은 이를 대변하는 듯하다. 물론, 기본적으로 소울풀하고, 훵키한 무드의 샘플을 기반으로 하는 건 여전하다. 하나, 앞서 말한대로 샘플보다 넓게 퍼지는 식의 드럼이 더 강조하는 방식의 프로덕션은 확실히 최전성기 시절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앨범을 내는 만큼 그 역시 기존의 것이 아닌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어야겠다는 나름의 의지가 엿보인다. QM은 그 위에서 분필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과거, 현재를 엮어 삶에 대한 진취적인 태도를 내비친다. 그러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키워드와 실제 이야기가 아주 완벽하게 들러붙는다는 인상을 주진 않는다는 점과 제이에이의 비트와 QM의 목소리가 상성이 좋아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완성도는 다소 아쉬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에이의 복귀를 기다려온 사람이라면 주의 깊게 들어볼 법한 트랙임은 자명하다. ★★☆

 

[박상준] 당연히 반가움이 앞선다. 살롱01은 언더의 언더였고, 현재의 김아일과 과거의 펜토를 지지해왔던 사람에게 제이에이의 이름값은 무시할 수 없다. 「분필」에서 가장 주목하고 싶은 건 역시 소리. 베이스와 심벌이 교차하는 와중에 클리쉐에 가까운 기타 샘플과 오르간의 구성이라니. 미니멀과 즉석의 질감이 나는 공연용 레퍼토리다. 아주 익숙하지만 사장된 소리의 연속. 이런 것들은 더 이상 매끈하지 않으면 통용되지 않는 시장에서 귀한 것이 되었다. 여러 생각이 든다. 물론 의아한 것도 많다. QM의 랩은 플로우가 다부지지만 훅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그루브에 계속 편승하는 느낌을 받았다. 즉, 타이틀곡의 아우라를 풍기지는 못하는 셈이다. 까놓고 말해서 지루한 순간이 많다. 훅메이킹, 가사에서 재치를 발휘하는 요소들의 총합은 10년 전에 나왔으면 신나게 불렀을 것들이다. 랩퍼의 이름보다는 플레이리스트를 기억나게 한다. 아마추어리즘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예전의 한국힙합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이 만듦새를 원하고 있을까? 의문은 앞으로 풀어내리라 예고한 작업들이 증명할 것이다. 더 많이, 자주 보고 싶다는 말이 버릇이 됐다. 제이에이도 마찬가지다. ★★★

 

[정병욱] 3년만의 앨범으로 귀환한 JA(제이에이)가 작업을 대하는 방식은 이전과 대동소이하다. 여러 장르와 시대를 아우르는 언어적 관점을 통해 힙합을 다면적으로 이해하여, 다양하고도 입체적 소스로 사운드를 직조하는 탐구적 인공미가 앨범을 관통한다는 점이 그렇다. 한편 싱글 일면을 보면 결코 과장이나 무리하지 않는 비트의 ‘부드럽고 세련된 결’과 ‘관조적 시선’ 또한 그가 과거에 탐미하던 방식 그대로이다. 비트와 랩이 마주 닿는 질감은 조금 다르다. 사소할지언정 공백의 시간과 경험이 선사한 실제 변화일지 혹은 감상자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비트 속 사운드의 호흡이, 래퍼가 내뱉는 플로우의 그것과 이전보다 더욱 밀접하게 연계된다. 그래서인지 주로 공격적이고 투박한 감성을 보여줬던 신예 래퍼 QM 역시, 까마득한 선배의 비트 앞에서 한껏 자세를 낮춘 채 보다 리드미컬한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다. 길게 연장된 시간의 축 위로 현재와 학생 시절 과거 좌표가 중첩되는 QM의 3차원적 시점은, 어제·오늘 도식에 연연하지 않는 제이에이의 태도와 맞물려 ‘의미적 합’ 또한 이뤄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분필 (feat. QM)
    QM
    제이에이
    제이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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