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 『Till The Morning Comes』(2011)로 데뷔한 5년차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흑꼬의 새 싱글이다. 자신이 지속적으로 천착했던 주제인 사랑(「Ma Girl」(2012)) 이나 이별(「4월 10일 (feat.혜림)」(2015))이 아닌, 한발짝 떨어져 대화하듯 위로와 충전을 전하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연배가 들어가면서 노래할 수 있는 주제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아티스트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할터이다. 안정적인 편곡 위에서 그루브를 다루는 흑꼬의 목소리는 5년의 세월이 가져다 준 여유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알앤비하면 떠오르는 크러쉬나 자이언티가 있기도 하지만, 흑꼬를 위시하여 포티(40)나 문명진처럼 오랜 기간 알앤비를 파고 든 장인들이 있다. 디지털 싱글이 아닌 정규 음반으로 이런 장인들의 손때를 느끼고 싶게 하는 싱글이다. ★★★☆

[정병욱] 고된 ‘너의 하루’는 노동으로 얼룩져 있지만, 이를 노래하는 흑꼬의 시선과 목소리는 따뜻하고 달달한 알앤비로 잔뜩 물들어 있다. 치열하게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철없는 꼬마의 로맨틱한 위로 마냥, 반복되는 루프 속 그루브감 있게 찌른 강세가 리드미컬한 삶의 미학으로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다. 어떤 노래에서든지 자기 목소리의 결을 들려주는 흑꼬의 보컬과 영롱하게 짚어내는 건반의 사운드가 여전하고, 보컬 이상으로 감정의 흐름을 조율해내는 스트링의 역할도 적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