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8-5] 하찌와티제이 「짬뽕배달」

하찌와티제이 『花鳥風月』
57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4
Volume EP
레이블 윈드밀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라틴음악에서의 ‘현실’이라는 테마는, 불독맨션이 예견하고,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이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자랐다고 본다. 하찌와 TJ는 이 흐름에 무엇을 더 얹을 수 있을까? 짬뽕배달로 인해 힘든 삶에 대해 위로하겠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장사하자」에서도 보여준 합은 여전히 기가 막히다. 그러나 유쾌함으로도 어쩔 수 없는 나이브함이 이 곡엔 있다. 불은 국수와 미지근한 맥주 같은 밍밍함. 의도였든 아니든 이 곡은 자꾸 뭔가가 엇나간다는 생각만 든다. 그들에게서 「불행히도 삶은 계속되었다」같은 곡을 바라는 건 단지 내 헛된 소망에 지나지 않을까? (피천득 시인의 수필 말대로) 세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까? ★★

 

[김용민] ⓐ 왜 이렇게 짬뽕배달에 알바생은 목숨을 거는가? ⓑ 과연 중국집 배달 알바가 최저시급 5600원을 받고 일하고 있었을까? ⓒ 고량주를 짬뽕 한 그릇과 함께 시켰다. 왜 시킨 사람은 혼자서 짬뽕에 그 독한 술을 마시고 있었을까? ⓓ 이렇게 목숨 걸고 가는데도 왜 배달 안온다고 컴플레인이 왔을까? 언뜻 보면 나름 낭만적이면서 유머러스한 내용이지만, 실제 현실에 비춰보면 모순과 슬픔으로 점철된 강렬한 풍자코드다. 과연 이 짬뽕에 목숨을 바치는 알바생은 열정적인 건가, 열정페이에 당하는 건가. 종국에는 알바생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던 건지도 모르겠고 짬뽕배달에 5600원을 준다는 법적 장치도 판타지로 들린다. 라틴풍에 얹은 이 현실적 막장 코드는 중화요리와 닮았다. 다른 나라의 현실 같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의 막장 같은 현실. 바로 여기 이 짬뽕 한 그릇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

 

[정병욱] 발현악기의 스트로크와 이디오폰으로 리듬의 뼈대를 잡고 베이스로 1·3박에 악센트를 줌으로써 화려한 라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도, 우쿨렐레와 탬버린이라는 미니멀한 악기 구성상 리듬의 끈적임을 과하지 않게 조절해낸다. TJ의 보컬은 여전히 농밀하면서도 구성져 사운드와 어울러 그만의 색을 과시하고 가사 또한 위트 있다. 쫄깃한 필인과 동시에 “목숨 걸고 짬뽕 배달”, “철 가방과 오토바이와 나”로 치고 들어오는 하찌의 코러스가 이 곡의 하이라이트. ★★★☆

 

[차유정] 「장사하자」(2006) 가 자영업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의 에너지를 수다스럽게 풀어냈다면 「짬뽕배달」은 노동의 사각지대에 노출된 노동자의 하루를 따라간다. 황신혜밴드가 예찬했던 「짬뽕」(1997)의 네이키드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달린다'는 주제어는 「장사하자」와 겹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더 이상 힘든걸 참지만은 않는 시대에 이런 돌파구적 정서는 상황을 대놓고 회피하는 것처럼 들린다. 누군가를 울려도 상관없으니 좋은척, 괜찮은 척하지 않는 노래를 듣고 싶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짬뽕배달
    하찌, 조태준
    하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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