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9-2] 던밀스 「강백호」

던밀스 (Don Mills) 『Young Don』
2,25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8
Volume 1
레이블 VMC

[권민기] ① 힙합, 그리고 나아가 현대의 엔터테인먼트 자체가 원본과 사본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포스트모던의 공간이라면, 한국 힙합 신(scene)에서 '캐릭터'의 존재가 부각된 것은 상당히 늦은 일이다. 힙합(Hip-Hop)이라는 문화가 게토(ghetto)로 표상화되는 미국 사회의 인종적 판타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무시한 채, 무엇이 '진짜(real)'인지의 담론에만 치중해왔던 탓이다. 뚜렷한 게토도, 방임적인 정부도 존재하지 않는 민족 국가(nation-state) 대한민국에서 '진짜'가 되는 과정은 스스로를 게토에 위치시키는 데에서 시작된다. '나는 (가난한) 장르 음악인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랩을 한다.'는 식의 동어 반복은 '진짜' 담론이 한국 힙합에서 소화되는 대표적인 예이다. ② 캐나다 유학생인 던 밀스(Don Mills)의 신곡 「강백호」 또한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몇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강백호'라는 캐릭터를 차용한 것은 앞서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해 온 수많은 다른 래퍼들로부터 차별시켜주는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그 방식이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일회성이 짙다. 만화 속에서 따온 훅을 제외하면 강백호와 던 밀스는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엇갈려버린다. 그리고 이 경우 기억에 남는 것은 무려 24권에 걸쳐 캐릭터가 묘사된 강백호지, 던 밀스가 아니다. ③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던 밀스라는 '캐릭터'를 '진짜'로 만들어주는 것은 그의 음악이다. 게임(Game)과 미고스(Migos)를 섞어 놓은 듯한 던 밀스의 스타일은 전자의 거침과 후자의 경쾌함을 모두 담고 있다. 앞서 공개된 「88」은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그 두 매력 모두가 선명히 부각된 작품이었다. '내 가운데 다리처럼 단단해'라는 표현에서 청자가 느끼는 후련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던 밀스는 쉴 새 없이 랩을 토하는 것으로 벌스를 시작했고, 그러다가도 다시 트랩 비트의 리듬에 맞추는 완급 조절이 돋보였다. ④ 「강백호」 역시 「88」의 연장선 상에 있고, 여전히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으나 두 스타일의 균형이라는 점에서 전작만 못하다. 「88」과는 달리 첫 후렴구가 등장한 후, 던 밀스는 레이드 백(laid-back)한 래핑으로 벌스를 시작하지만, 라임을 살짝 끌어서 발음하는 던 밀스의 스타일이나, 사운드에 공간을 많이 부여한 프로덕션 등이 곡의 밀도를 떨어뜨린다. 그렇다고 치프 키프(Chief Keef)나 구찌 메인(Gucci Mane) 류의 '멍청한' 캐릭터를 추구하기에는 던 밀스가 가진 아드레날린이 아깝다. ★★★☆

 

[김정원] ‘모두 내게 손가락질했지’라는 후렴 구절은 트랙의 제목을 강백호로 지은 이유를 대변한다. 여전히 마초적이고 로우한 그의 랩 역시 《슬램 덩크》 상에서 강백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적절한 매칭을 보이고 있다. "갓 잡아 올린 참치처럼 팔팔해 / 내 세 번째 다리처럼 매일 딱딱해"라는 꽂히는 후렴의 「88」에 비해서 랩이나 후렴이 주는 감흥 자체가 덜하고, 음악보다 컨셉이 앞선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그가 가진 마초적인 이미지를 충분히 구현해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강백호
    던밀스
    TK
    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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