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안녕, 魔王 #13] 세기말, 음악적 야심을 집대성한 장르 크로스오버

신해철 『Monocrom』
1,69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99.04
Volume 4
레이블 빅뱅

 

 

 

 

『Crom’s Techno Works』(1998)가 어느 정도 액받이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모노크롬은 넥스트 이후 신해철의 음악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주지의 프로젝트였다. (이 때만 해도 그는 90년대 태지보이스와 경쟁하던 넥스트의 수장이었다.) 앨범 발매를 전후로 한 신해철의 인터뷰나, 내/외부의 소개-리뷰를 종합해보면, 이 앨범은 크게 두 가지의 거시적인 목표를 지향했다.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 그리고 테크노와 락의 조화. 한글곡이 얼마 없어서 글로벌 지향 앨범이라는 "상사맨" 같은 인과론이 도출되기도 했지만, 『Monocrom』은 그보다 정교하고, 세기말 신해철이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로 야심을 구체화시킨 장르 크로스오버의 야심 살풀이 앨범이었다. (당시에는 난해하다는 평이 다수였지만, 오히려 지금 들으면 이 앨범이 꽤 친숙하고 트렌디한 월드뮤직의 크로스오버 장르 음악처럼 들린다. 정말로.)


글로벌 진출에 대한 고민은 앨범 전반에서 사운드/구성/주제에 이르는 폭넓은 국악의 도입으로 구체화되었다. 앨범의 도입부인 「無所有」는 이러한 이후 앨범 전반에서 신해철이 국악을 활용하는 방향을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Part 1의 대금 사운드를 물결치듯 프로그래밍하며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매칭시키는 시도나, 이와 반대로 철저히 고립시킨 태평소 연주와의 대비는 국악기의 사운드 자체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반면 장타령-각설이타령 위로 반복적인 리듬 트랙을 얹다가 타령의 형식을 보코더와 오버더빙으로 재현하는 격렬한 보컬 트랙과 각종 사운드 소스를 뒤섞는 Part 2-3의 시도는, 국악을 트렌디한 사운드와 조율시키며 ‘월드뮤직’의 가능성의 하나로 소개하고자 하는 프로듀서 신해철의 야심을 어필한다. 이러한 시도는 이후 곡들에서 트랙 단위로 재현되거나 작곡에 반영되다가, (히든트랙을 제외한) 마지막 트랙인 「Go with the Light」에서 다시금 전면에 부상한다.


테크노와 락의 조화를 이야기했지만, 『Monocrom』은 결과적으로 락을 기반으로 테크노의 구성/사운드/방법론을 활용한 앨범이다. 「I’m your man」처럼 보컬 트랙에 걸린 일부 이펙터를 제외하면 기타 리프-솔로가 주도하는 노골적인 락 트랙도 있고, 「Machine Messia」와 「Textbook Suicide」처럼 실험적인 톤과 운용의 기타 리프가 클리어한 샘플링 사운드와 치고 받는 인상적인 시도도 있다.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졌던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나 몽환적인 무드의 「Black Sun」은 반복과 점층의 전개를 꾸린다는 점에서 테크노적인 접근을 취하는, 보다 『Crom’s Techno Works』에 가까운 곡들이지만, 공격적인 사운드 운용으로 앨범의 락 지향에서 아주 동떨어지지는 않는다.

 

다시 한 번, 『Monocrom』은 세기말 신해철의 야심을 집대성한 앨범이었다. 당시 국내 시장에 대한 철저한 ‘외면’은, 역으로 『Monocrom』을 가장 90년대의 신해철 개인을 온전히 담은 앨범으로 만들었다.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외치던, 마이 웨이를 걸으며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고민하던 생각도 많고 음악적 과잉/집대성에 대한 욕심 또한 숨김이 없던 당대의 락스타. 그의 부재가 많은 이들의 청춘 한 조각을 도려낸 듯 했던 것도, 결국 그가 그 시절 우리네의 이러한 ‘로망’을 대변하던 존재였고, 계속 그렇게 살고자 했던 락스타였기 때문이 아닐까.

 

Credit

Produced by Monocrom
Composed, Arranged, Performed by Monocrom
Recorded by Monocrom
Mixed by Chris Tsangarides
Assisted by Gareth Ashton
Korean Lyrics by 신해철
English Lyrics by 신해철, D.Yvette Whon, Chris Tsangarides

Monocrom are
신해철 : Editing, Programming, Keyboards, All lead & backing Vocal
Chris Tsangarides : Elec. & Acc. Guitars, 5string, Fretless Bass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無所有 (Part 1. 강물처럼 흐르다, Part 2. The Poomba, Part 3. I've got nothing, so I'm fine)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2
    The Grinder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3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4
    Machine Messiah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5
    Textbook Suicide (inst.)
    -
    신해철
    신해철
  • 6
    I'm Your Man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7
    Black Sun:Prototype ver2.5 (inst.)
    -
    신해철
    신해철
  • 8
    Go With The Light (Part 1. 海, Part 2. 煩惱의 이름, Part 3. 처녀 비행, Part 4. 煩惱의 이름)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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