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hoice

올해의 앨범 1위

오도마 (O'Domar) 『선전기술 X』
86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0
Volume 2
장르 힙합
레이블 이엠에이레코딩스
유통사 와이지플러스
공식사이트 [Click]

많은 앨범들이 2023년에 두각을 드러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훌륭한 힙합 앨범들이 쏟아진 해였다. 그런만큼 『선전기술X』를 올해의 음반으로 꼽은 것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글의 작성자로서 선정의 변을 남기자면 "기획의 독창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라 말하고 싶다. 사실 『선전기술X』의 주제와 제작 방식 자체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은 아니겠으나 오도마와 프로듀서 가짜인간이 이를 전개하기 위한 실험적 시도와 표현력은 분명 새롭다. 외적으로 자신을 매개체 삼아 광고를 집행하는 마케팅이 참신하다면, 난해한 앨범의 알맹이로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 음반의 흥미로움을 추려보자면 ‘광고’란 음원과 함께 자신의 곡을 2차 창작함으로써 후원자를 광고하는 이색적인 마케팅 방식을 시작으로 각 트랙의 음악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뉴스를 보도하는 앵커의 목소리부터 K-Pop의 샘플링까지 각종 소리의 파편을 콜라주한 사운드는 기이하면서도 익숙하다. 이 모순된 감각의 공존은 리듬과 비트뿐만 아니라 참여 아티스트들의 목소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관과 냉소로 일관하는 오도마의 랩과는 달리, 피에이치원은 견고한 열기를 불태우고 이현준은 리드미컬한 온기를 전달한다. 천진난만함이 묻어나는 아이들의 코러스가 만들어내는 대비, 백예린과 제임스키스가 펼쳐낸 꿈꾸는 듯한 환상을 지나면, 폐부를 찌르듯 현실을 꼬집으며 모든 트랙에 걸쳐 참여진들과 대척점을 형성한다. 그럼에도 조화를 이루는 기묘한 음악들은 다큐멘터리같은 내레이션을 비롯해 디디와 이희문처럼 개성 강한 음색까지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곡마다 독특함을 더한다. 

 

이렇듯 사운드메이킹만으로도 감상해 볼 가치가 있지만, 프로파간다를 소재로 오도마가 역설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해석해보는 것 또한 이번 앨범의 포인트이다. 이를 위해 한 권의 책을 토대로 덧붙이자면, 앨범 소개나 커버 아트, 선전과 기술, X라는 단어의 조합에서 떠오르는 첫인상은 곧 청자가 앨범을 인식하는 프레임으로 작용한다. 음원 사이트를 통한 감상이 흔해지기도 했지만, 소량 제작된 만큼 이 음반을 듣기 위해선 스트리밍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도 청자를 향해 “혁명은 스트리밍 밖에 있다”라는 말로 일축한 소개는 불친절하다. 그러나 프레임이란 개념에 따라 풀어내 보자면 8번 트랙 「선전기술」과 함께 음악 시장에서의 스트리밍이란 고정된 시스템을 회자하는 듯하고, 한 문장으로 스트리밍이라는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는 자조에 가까운 노예라는 표현으로 기존의 프레임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사회 속의 개체이기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양면성을 담아 지독하리만치 현실을 고증한다. 

 

이러한 화법은 「D.M.C」와 「K.U.J」 속 다채로운 표현을 통해 빈정거림과 분노로 발화하고 때로는 환상을 탈출해 현실을 직시하라는 「Doctrine」 속 메시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기호 2번」, 「3H정책」처럼 정치에 대한 인상이나 힙합에 대한 고정관념과 무의식적 사고를 다루고 있는 타이틀곡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까지 공통된 화두는 ‘프레임’인데, 이는 동명의 도서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2018)와 흡사한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저자가 이 음반을 접한다면 오도마에게 전공을 사사하고자 들 법한 요약본 같기도 하지만, 오도마는 솔직하고 용감하게 자신이 바라본 인간의 관계와 삶을 노래한다. 구태여 해석에 몰두할 필요는 없으나 2CD의 촘촘한 구성을 곱씹다보면 앨범을 감싼 신문지마저 괜히 오묘한 함의로 여겨질 것이다. 이 글이 만인의 동의를 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선전으로 선진을 꾀하는 모습은 『선전기술 X』가 현 시점 한국에서 가장 현대적인 힙합이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Credit

[Musician]
Dubbing : 고태은(Track4), 김명석(Track1), 도미(Track4), 예동(Track2), 재인(Track2)
Chorus : 가짜인간(Track1,2,5,7,9), 김시은(Track4,5,8), 김시현(Track4,5,8), 김예은(Track4,5,8), 김유림(Track4,5,8), 오도마(Track2,4,5,6,7,8,10), 이시윤(Track4,5,8), 이현준(Track6), 장지수(Track10), 제임스키스(Track7,10), 천희원(Track4,5,8), 파키(Track7), 콸라(Track10)
Chorus Program : 가짜인간 (Track1)
Guitar : 가짜인간 (Track3)
Synth : 가짜인간(Track6)
Lead Synth : 김영재(Track7)
Rap Advisor : 격(Track1,8)

[Staff]
Executive Director : 가짜인간
Co-Producer : 오도마
Mixed by 가짜인간, 얼돼, 제임스키스 (Track2)
Mastered by 박정언
English Translator : 오도마, Sara Vasku, Violet
Japanese Translator : 고원용
Artwork : 노현승
Additional Artwork : Sara Vasku
Logo Designer : Sara Vasku
Filiming Studio : 그로서리 스튜디오
Photographer : 노현승
Visualizer Director 노현승
Creative Advisor : Shinsammy SJ
Technical Advisor : 정경욱
Assistant Artist : DYK
Recording Studio : O'Domar's Studio , fakehumanbeing's workroom , 컴퍼니 소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Doctrine (feat. 백예린)
    오도마, 가짜인간
    가짜인간
    가짜인간
  • 2
    기호 2 (feat. 디디, 제임스키스, 피에이치원)
    오도마, 가짜인간, 피에이치원
    가짜인간, 오도마, 피에이치원
    가짜인간, 디디, 제임스키스
  • 3
    3H 정책 (feat. 이희문)
    오도마, 가짜인간
    가짜인간, 이희문
    가짜인간
  • 4
    D.M.C
    오도마, 가짜인간
    가짜인간
    가짜인간
  • 5
    광고
    오도마, 가짜인간
    가짜인간
    가짜인간
  • 6
    Hating mainstream is also too mainstream (feat. 이현준)
    오도마, 이현준
    가짜인간, 이현준, 오도마
    가짜인간
  • 7
    K.U.J
    오도마, 가짜인간
    가짜인간
    가짜인간
  • 8
    선전기술
    오도마, 가짜인간
    가짜인간
    가짜인간
  • 9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오도마, 가짜인간
    가짜인간
    가짜인간
  • 10
    커뮤니티 (feat. 콸라, 장지수)
    오도마, 콸라, 장지수
    가짜인간, 오도마, 제임스키스
    가짜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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