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트마는 정규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한국 헤비니스에 한 획을 긋는 결과를 들려주었다. 아마도 스스로 준비가 완료했다고 느낀 후에야 작품을 발표하는 것이리라. 데뷔작 이후 18년, 전작 『New Justice』(2016) 이후로도 7년만의 앨범이다. 앨범 발표 간격이 넓다는 것은 비교해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The Endless Struggle Against Time』(2005)로 주목할만한 헤비메탈 밴드로 자리매김한 후, 『Persevernance』(2007)로 그들의 전매특허인 정교한 악곡 구조와 함께 한국에서 구현할 수 있는 헤비니스 레코딩의 최대치를 선보였다. 이어, 묵직하면서도 화려한 젠트 스타일의 기타, 치밀하게 직조하여 전면에 내세운 드럼/베이스, 세월이 무색하게도 거친 패기가 여전히 그득한 보컬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발한 『New Justice』(2016)으로 마하트마 스타일을 확립한 바 있다. 여기, 《음악취향Y》가 소개할 『Reason For Silence』에는 앞서 소개한 마하트마가 지닌 역량들을 응축해서 가득 채운 앨범이다.

정교한 연주로 켜켜이 쌓아올린 구성의 근력 넘치는 연주는 더욱 밀도가 높아진 반면, 전작들에서 올드스쿨 하드코어를 떠오르게 했던 윤종갑의 강력한 그로울링은 힘을 적절히 분산시켜 청자들에 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며, 전작 『New Justice』와 차별점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더해 멜로디가 뚜렷해진 구성 또한 『Reason For Silence』의 매력 포인트로 보아도 손색이 없다.

그가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자연스러움의 추구"라는 의도에 정확히 적중한 순간이기도 하며, 이 변화가 『Reason For Silence』를 그들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헤비니스"로 자리매김시켰다는 것은 이채롭기까지 하다. (장르팬들이라면 Slayer, Tom Araya, 『Reign In Blood』(1986)라는 연관 검색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2020년대 한국 모던 헤비니스의 최강팀 중 하나인 스핏온마이툼의 기타리스트 멤버 서동휘의 합류 또한 언급해둘 필요가 있다. 윤종갑의 모색으로 앨범의 한 켠에 부드러움이라는 변화를 장착함과 동시에, 서동휘는 다른 한 켠에서 더욱 광폭한 리프를 벼려내며 앨범의 모든 순간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선보이며 마하트마의 레거시를 지켜내는 축의 역할을 멋지게 수행한다.  

헤비니스 장르를 추구하는 팀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만, 마하트마와 같이 한 자리에서 올곧게 정진하며 발전을 거듭하는 밴드와 그들의 작품에는 항상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구매까지!) 아직 마하트마를 접해보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2023년의 가장 강력한 음악을 어서 느껴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