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Choice

올해의 앨범 5위

이이언 『Guilty-Free』

1,594 / 작성일 : 2012.12.30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2.02; Volume 1; 레이블 엘리펀트

「너는 자고」의 기타 스트로크가 아주 묘하게 들린다 싶더니, 역시 예사롭지 않게 만들어졌다 (보도자료에 설명이 있다). 바로 이 정도만 감지해내면 된다. 조그만 귀 기울여도 이이언이 설계하고 조각해낸 소리들은 듣는 사람을 즉각적으로 매료시킨다. 불안과 쾌감이 교차하는 「5 in 4」, 기묘한 풍경화 같은 「창문 자동차 사과 모자」가 들어있는 이 앨범은 일찌감치 올해의 일렉트로닉을 예약해 놓았다. 아날로그 베이스 연주가 딱 한 차례 있었을 뿐, 기타 소리도 키보드 소리도 모두 디지털로 매만진 무지막지한 인고의 작품이지만 장인의 굵은 땀방울은 결코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목소리를 뺀 두 번째 CD를 집중해서 듣는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Guilt-Free』 월드에서는 물리적 소리들이 곧장 감정으로 기화돼 버리기 때문이다. 그곳은 이이언의 낮은 목소리가 지탱하고 있는 고혹적인 향취의 공간이다. 문득 「나의 기념일」을 상큼한 여성 보컬이 경쾌하게 부르는 걸 상상해보았다. 도무지 말이 되지 않았다. 이이언이 좋은 건 그렇게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이언 #2012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