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2007) 가 보여준 후크송의 바람은 용감한 형제와 조우하며 폭풍으로 성장한다. 이미 「마지막 인사」 (2007) 로 인상적인 후렴구를 만들어내는데 재능을 보인 그는 「미쳤어」의 히트로 후크의 제왕에 올라선다. 하지만 이 곡이 만일 손담비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대중들의 입길과 관심을 얻는 것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뮤직비디오 내내 의자를 활용한 안무는 《원초적 본능》 (1992) 의 몇몇 에로틱한 장면을 지속적으로 연상시키며, 곡을 지배하는 끈적한 리듬에 더해 주술사처럼 반복하는 손담비의 저음역대 보컬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야릇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중독성을 획득했다. 빠르고 정신없는 리듬만 넘치는 한국 댄스음악에도 가끔 가다 이렇게 야릇한 느낌의 싱글이 나올 때가 있다. 걸 그룹이 댄스음악을 장악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손담비의 퍼포먼스에서 김완선을 연상했고 여성 댄스가수의 계보에 그녀의 자리를 만들어 두었다. 댄스음악사의 족적에는 인상적인 군무의 걸 그룹도 있겠지만, 여신 급 솔로 가수의 자취가 훨씬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