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면서도 조금은 날카로운 키보드 인트로의 뒤를 넘어 나오는 가녀린 소리의 처연함은 마치 이별을 통보한 이에게 미련 따위를 둘 수 없다는 의지의 표시로 들린다. 하지만, 숨길 수 없는 듯 떨리는 회한어린 음색은 이 곡의 전체를 뒤덮는 정서로 작용한다. “목놓아 부르짖도록 슬픈”  발라드의 프로토타입과 「텅 빈 마음」이 보여주는 정서는 다소 괴리가 있지만, 감정을 억눌러 뱉어내는 이 곡의 기본 성향은 차후 이승환 고유의 스타일이 되었고, 발라드 유형 분화의 시발점이 된다.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례적으로 발표 1년 후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기도 했다. 좋은 곡이라면 리스너, 아니 리어카조차도 놓치지 않던, 지금보다 훨씬 괜찮은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