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97-2] 놀플라워 「Idiots」

놀플라워 (Nollflower) 『Idiots』
12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4
Volume SP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로칼하이레코즈
유통사 지니뮤직, 스톤뮤직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밴드 세션에 아쟁이 잘 어울린다는 사실 외에도 언급할 사항이 많은 곡이다. 밴드에서 흔히 간과하기 쉬운 베이스 라인도 뚜렷하게 잘 들리거나와, 가성을 섞은 보컬 또한 전달력이 탄탄하다. 곳곳에 등장하는 리듬 기타 사운드는 아쟁의 농현을 충분히 강조할 정도로 조화로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 위에서 그들은 자신들을 ‘바보멍청이’라고 말하며 미리 공격을 날린다. 그렇게 타인의 의견과 상관없이, 혼자만의 ‘춤’을 열정적으로 그리고 집중해서 춘다.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고리타분한 말을 굳이 운운할 필요도 없다.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화가’ 난 사람들, ‘따라’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무얼 어떻게 얻어맞았는지 기억조차도 못한 채, 아픈 부위를 쓰다듬을 지도 모르겠다. 이 곡을 듣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만의 춤에 골몰하게 될까. 솔직히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는 확실하다. ‘그들’은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이 곡에 졌다. ★★★☆

 

[조원용] “동양적인 사운드와 대중적인 음악성을 지향” 하는 밴드 놀플라워의 이번 싱글은 전작 「불면증」(2024)이나 「불꽃놀이」(2023)에서 들려준 잔잔한 분위기와 다르게 리드미컬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인다. 박영신의 아쟁이 만들어내는 날이 서있지만 유연한 리프는 놀플라워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그간 이 에너지를 어떻게 서정의 안쪽에 숨기고 있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생생한 밴드의 합은 이청록의 보컬, 적재적소에 나오는 (떼창에 가까운) 단체 코러스와 어우러진다. 선진혁의 록킹한 기타 연주는 멜로디의 길을 터주고 정철우의 베이스 역시 충실하게 가장 낮은 곳에서 그루브를 잃지 않고 밴드 사운드의 밀도를 높여준다. 이 음악이 선사하는 자유로움은 가사에서 볼 수 있듯 ‘대책 없음’에 있다. 치열한 연주 위의 난장, 이 얼마나 치밀한 무계획이란 말인가! 그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노을(놀) 플라워’의 오묘한 빛은 이 음악을 통해 다채색을 뽐낸다. ★★★

 

[조일동] 기타, 베이스 연주 위로 기타 솔로처럼 아쟁이 펼쳐진다. 유쾌한 기타 팝으로 즐기면 된다. 보컬과 아쟁 솔로가 전혀 다른 톤으로 닮은 멜로디를 읊는 대목이 흥미롭다. 전통적인 접근이라면 아쟁과 보컬은 혹은 기타 솔로와 보컬은 톤이나 스타일에서 닮은 방식을 추구할 것이다. 그러나 이 팀은 다름의 대비를 강조한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무지개를 만드는 전혀 다른 일곱 색이 만드는 조화처럼 보컬과 아쟁, 기타, 베이스의 서로 다른 악기 색깔이 만드는 대비는 다르기에 즐겁고, 다르기에 예쁘다. 아쟁 솔로가 흥을 돋우는 댄서블 기타팝. ★★★☆

 

[차유정] 도입부를 채워주는 웅장한 스케일이 편안한 가벼움으로 전환 되는 희한한 구조가 듣는 이를 약간 놀라게 한다. 가볍게 시작한 음악은 그런 기조 안에서 모든 걸 끌고 가는데, 놀플라워는 이 곡에서 가벼움의 분자를 심오한 틀에 살짝살짝 끼워 넣으며 곡의 세련미를 만들어낸 지점이 느껴져서 듣는 재미가 있다. 아쟁이 꼭 그 역할을 한 것 같진 않지만, 새로움에 파묻혀 허우적거리기 보다는 조금이나마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부분에서 확실하게 장점을 드러낸 것이라 신기한 마음마저 드는 싱글이다. ★★★☆

 

[천경철] 뭉클하고 아득하다. 아쟁 리프를 듣는다는 것.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삶 너머를 들여다 보는 일이다. 음악에 글을 기워다 붙힐 수는 있지만 음악을 글에 갖다 붙힐 수는 없는 일이다. 이를 인정하더라도, 음악을 들으면 삶 너머로 간다. 세상과 다른 삶, 세상과 다른 감정, 마음과 육체의 본래, 급기야 음악을 듣는다는 일은 서로 나누는 것이다. 나누어 주고 싶어진다. 이 싱글을 들으면서 몸을 꿈쩍거리면. 궁상각치우(이것은 거리없는 '펜타토닉'이다) 몇 낱으로 축조한 이 댄서블록은 누구와도 나누고 싶은 쉽고 아름다운 노랫말과 모서라가 뚜렷한 연주력으로 어깨춤을 낳는다. 자, 다음은 궁상각치우이야기를 할 차례다. 다섯개의 음. 이것은 집합에도 수열에도 함수에도 행렬에도 걸리지 않는 그냥 있는 그대로다. 궁상각치우를 변주해 이런 '양'음악 선율을 변주하는 건 옛 양반들 입장에서는 매우 무도한 이야기겠지만 이렇게 양식은 진보한다. 이 싱글이 추구하는 궁상각치우의 변주는 궁상각치우를 짓밟는 성서이다. 자유롭고 아름다운 노랫말은 고유명사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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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Idiots
    이청록
    이청록, 박영신, 정철우, 임정민, 상흠
    이청록, 박영신, 정철우, 임정민, 상흠,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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