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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음악취향Y의 선택》 필진별 결산 #1-4 : 가장 솔직한 취향의 결과 (10~1위)

정병욱 | 2018.02.09

2017년이 지난해가 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음악취향Y》의 동료 필진들을 비롯해 피치 못하게 아직 해를 다 보내지 못한 분이 많은 줄 압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만, 올해도 이렇게 억지로 2017년을 덮어두기 위해 기억과 감각을 더듬고 차분히 정리해봅니다. 대하는 음악들의 성취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아무리 공정한 시선과 객관적인 분석을 견지하려고 해도 결국 선택은 취향이니 만큼, 매체의 지향점이나 장르 형평성, 남의 선택을 고려한 전략 등에 매이는 여타 결산에서의 불순한 마음가짐을 때려치우고 가장 솔직한 취향의 결과를 공개합니다.


* 2014, 2015년은 순위 있는 20장, 2016년은 순위 없는 22장을 공개한 바 있으나 2017년은 조금 욕심을 부려 순위 있는 40장입니다. 2016년 12월 1일부터 2017년 11월30일까지 발매된 음반이 대상이며 순위는 역순입니다. 언제나처럼 자기표절 코멘트가 다수 포함될 수 있습니다.





최성호특이점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르다』 (2017.10, 미러볼뮤직)


짧게는 예측 불가능한 추상과 아름다운 서정의 혼곤한 공존을 즐기게 하고, 길게는 번갈아 가며 제시되는 두 맥락이 능청스러운 주제의식과 구체적인 구상을 짐작하고 감탄하게 한다. 최성호 특이점의 ‘특이점’이 ‘틀림’ 아닌 ‘무기’가 될 수 있음을 폭로하는 앨범.




어비스 『Recrowned』 (2017.09, 미러볼뮤직)


메탈코어의 매력과 박력을 화끈하고 아낌없이 품어내 장르 팬이 아닌 사람마저 멱살 잡고 끌어당긴다. 유난히 가물었던 2017년 헤비니스 씬의 왕좌가 결코 초라한 빈집털이가 아닌 이유.




팎 『살풀이』 (2017.08, 미러볼뮤직)


다소 뜻밖이기도, 예상할 법도 했던 《음악취향Y》 선정 2017년의 앨범. 그 배경에는 다른 설명은 차치하게 하는 이 음반의 원초적 강렬함이 보편적 공감대로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2017년 한해 “쎈” 음악들 중 가히 가장 감정적이고 낭만적인 격정.




검정치마 『Teambaby』 (2017.05, 하이그라운드)


혁오, 이디오테잎, 코드쿤스트 등 풍성했던 2017년 하이그라운드의 집안 잔치 속에서도 유난히 빛났던 수확. 검정치마의 사운드는 여전히 국적을 가르고, 조휴일의 보컬은 전과 같이 순간의 공기를 뒤바꾼다. 그에 더한 가사의 정제된 아름다움과 주제의식, 풍성해진 사운드 구성은 멋진 밴드의 훌륭한 발자취를 뒤돌아볼 틈도 없게 한다.




김철수×오진원 『我 [a:]』 (2017.01, 윈드밀 Ent.)


1+1이 '3' 또는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명백히 일점에 집중한 밀도 높은 연주와 파편적 연주로 가하는 노골적인 전복성, 그에 이율배반적인 친절하고 섬세한 감수성이 단지 프리재즈로 퉁칠 수 없는 부드럽고 유쾌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홍혜림 『화가새』 (2017.05, 애프터눈레코드)


소소한 일상을 관조하는 세심한 아름다움의 결정체. 여전히 질박한 건반 사운드를 기조로 예쁘고 차분한 정경을 그리면서도, 악기 볼륨은 도리어 덜어내 선명함을 더하였다. 곡마다 조응하는 수필을 통해 의도한 공감각적 체험을 함께 제공한다.




김혜림 『Eclectic : Hyelim Kim Music Project 2016』 (2017.10, 리즈뮤직)


악기 조합이 들려주는 전위적 시도들과 대금의 양악기적인 표현이 마치 현대 아방가르드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지만, 극단적인 여백 및 대금 소리의 보다 풍성하고 입체적인 활용이 국악 그 이상의 정서를 고스란히 대변해 안정과 불쾌를 짜릿하게 넘나들며 쉽게 간과할 수 없는 깊은 경계 지점을 만들어낸다.




엠케이에스 『두 개의 시간』 (2017.03, 인아워하츠)


이 앨범에 대한 총체적 규정을 찾는 여정은 신선함을 사랑하는 이들의 이상(理想)인 명명 불가능의 지점에 이르러야 막을 내리게 된다.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의 피아노와 드럼이 적당히 야합하지 않고 각자의 자유분방한 활력을 예민하게 조율하여, 의도한 거시적 맥락 안에서는 재즈라는 장르 어법의 무한한 생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결과로는 장르 언어를 차용한 매혹적인 팝의 외연 확장을 증명하였다.




도재명 『토성의 영향아래』 (2017.03, 오름 Ent.)


올해 어떤 음악보다도 잠잠히 동시에 누구보다도 깊은 심연과 거대한 세계를 그려냈다. 빈자리가 휑했던 로로스의 빈자리를 바지런히 채우려는 듯 반가운 모던과 포스트의 언어를 잇되 인상적인 시(詩)의 언어를 얹어, 작은 감동부터 절절한 격정까지 모범적인 서사시를 완성하였다.




김도연×Chase Morrin 『GaPi』 (2017.08, CJ E&M)


가야금과 피아노의 첫음절을 딴 『GaPi』라는 앨범 타이틀이나 투박한 앨범재킷이 전혀 무안하지 않은 음반이다. 김도연의 자유로운 상상을 바탕으로 민속악과 정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가야금의 다채로운 표현과 지지 않고 주도권을 쥐락펴락하는 피아노의 호흡, 적재적소에 얹어내는 현대음악적인 시도 등이 끊임없이 호기심 넘치는 순간을 창조한다. 심지어 김도연은 신인이다. 내일을 기약하는 2017년의 기억으로 아쉬움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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